드라마 · 2026

너에게 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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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러 갔는데 자꾸 다른 게 없어진다

환한색칠· 2026. 10. 28.· 2,714자

요즘 드라마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다음 장면은 거의 정해져 있다. 남은 사람이 뭔가를 집어 들고 과거로 간다. 시계든 캠코더든 상관없다. 「너에게 다이브」는 그 자리에 캠코더를 놓았고, 물에 빠져야 작동하게 했다. 12부 가운데 10회까지 본 상태에서 쓴다. 아직 안 끝난 드라마를 두고 흐름 이야기를 하는 게 좀 성급하긴 한데(빨래가 마르는 동안 쓰는 글이라 그렇다), 이 작품이 어디쯤 서 있는지는 10회면 보인다.

흐름

죽은 사람을 살리러 과거로 가는 이야기는 2023년과 2024년에 연달아 나왔다. KBS2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2023년 5월부터 6월까지 16부로 갔다. 극본 백소연, 연출 강수연·이웅희. 자기를 죽인 범인을 찾으러 1987년으로 간 남자와, 엄마의 죽음을 막으려다 거기 갇힌 여자가 만난다. 여자는 학생으로 신분을 꾸며 여고생 엄마의 친구가 된다. 연출자가 제작발표회에서, 타임슬립은 이미 좋은 작품이 많아 하기 싫었는데 엄마의 어린 시절로 가서 엄마와 친구가 된다는 한 줄에 꽂혔다고 했다. 이 장르가 그때 벌써 포화 상태였다는 자백이기도 하다.

이듬해 tvN의 「선재 업고 튀어」가 2024년 4월부터 5월까지 16부로 갔다. 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김태엽, 원작은 김빵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 팬이던 가수가 죽자 임솔은 그가 쓰던 손목시계를 통해 2008년으로 돌아가고, 열아홉 살 류선재를 지키는 게 목표가 된다. 2회에서 솔은 선재가 수영 대회에서 어깨를 다쳐 선수를 그만둔다는 걸 미리 알고, 수영을 계속했으면 가수가 안 됐을 테고 그러면 안 죽지 않았을까 고민한다. 시계의 숫자가 줄어드는 걸 보면 쓸 수 있는 횟수도 정해져 있다.

둘을 나란히 놓으면 수순이 보인다. 죽음, 장치, 과거, 그리고 상대의 진로를 바꿔 보려는 시도. 이 네 칸을 채우고, 중간쯤에서 과거 쪽 사람이 미래에서 온 사람의 정체를 눈치채고, 끝에서 장치의 값을 치른다. 운동선수의 부상이 운명의 갈림길로 쓰이는 것은 「선재 업고 튀어」와 이 작품이 공유한다. 한쪽은 수영, 한쪽은 유도.

너에게 다이브 스틸컷

이 작품

채널A와 디즈니+에서 2026년 9월 26일부터 토요일과 일요일 밤에 나간다. 극본 김보금·이온, 연출 소재현, 12부. 톱배우 윤하나가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날 괴한이 덮치고, 경호원이자 첫사랑인 정우재가 몸으로 막다가 칼에 찔려 죽는다. 우재가 전날 남긴 편지에는 「내 눈에 가장 빛나는 사람은 너야, 윤하나」라고 적혀 있었다. 여기까지가 1회 앞부분이고, 수순대로라면 하나가 혼자 과거로 가면 된다.

그런데 쌍둥이 오빠 윤하루가 같이 간다. 그것도 영혼이 서로 바뀐 채로. 하나의 영혼은 유도 시합 중인 하루의 몸에 떨어져서 시합 중이라는 것도 잊고 눈앞의 우재를 끌어안고, 하루의 영혼은 관객석에 앉은 하나의 몸에 들어간다. 2회에서 남매는 캠코더와 함께 물에 빠지면 이동한다는 걸 확인하고 다이빙대에 오른다. 이 장치가 흐름에서 벗어난 첫 번째 자리다. 시계는 혼자 차지만, 캠코더를 들고 물에 빠지는 건 둘이 한다. 구출이 1인 작업에서 2인 작업으로 바뀌고, 그 둘이 서로의 몸을 쓴다.

두 번째는 나비효과의 방향이다. 앞의 두 작품은 과거를 고치면 현재가 조금씩 나아진다. 이 작품은 반대로 간다. 남매는 우재를 유도 국가대표로 만드는 데 성공하지만, 4회에서 2013년에 떨어져 보니 우재는 어깨를 다쳐 유도를 그만두고 경호학과에 다니고, 하루는 유도를 포기하고 부모님 횟집에서 일하고 있다. 2년 전까지 국가대표와 유망주였던 둘이 다 매트를 떠난 것이다. 7회 끝에서 2026년으로 돌아오면 더 심하다. 하나는 톱배우가 아니라 조연이고, 하루는 셰프고, 경호원이던 우재가 톱배우가 돼서 하나를 차갑게 대한다. 살리러 갔는데 살린 사람이 남이 됐다.

세 번째는 범인이 장르를 바꾼다는 점이다. 8회에서 남매와 우재가 겪은 일이 그대로 적힌 대본이 날아오고, 그걸 쓴 작가가 하나의 영화과 선배인 감독 양준모로 밝혀진다. 작업실 벽에 하나의 사진이 빼곡하다. 9회에서 그는 식칼을 들고 남매의 집에 들어온다. 로맨스가 스토커 스릴러로 넘어가는 자리인데,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추리와 로맨스를 처음부터 한 몸으로 짰다면 이쪽은 중반에 장르를 갈아 끼운다.

너에게 다이브 포스터

흐름을 가장 세게 따른 곳은 10회다. 2017년에서 양준모에게 남매의 시간여행 이야기를 들은 우재가, 하나와 하루의 꿈을 지키겠다고 캠코더를 바닥에 내리쳐 부순다. 부수기 전에 「사랑해」라고 말하고, 살아가면서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꿈은 포기하지 말자고 한다. 구출당하던 사람이 장치를 끝낸다. 「선재 업고 튀어」에도 10화에 선재가 그 시계가 미래에서 온 자기 것임을 알게 되는 장면이 있다. 과거 쪽 사람이 알게 되고, 알게 된 사람이 결정을 내린다. 이 수순은 그대로다. 다른 건 결정의 내용이다. 이쪽은 부쉈다.

여기서 한 번 정색한다. 살리고 싶은 사람의 삶을 고치겠다고 과거로 간 사람들이 가는 족족 그 사람과 자기 자신의 삶을 한 칸씩 깎아 먹고 돌아오는 걸 열 회에 걸쳐 보고 나면, 이 드라마가 구출극이 아니라 손 떼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라는 걸 인정하게 된다. 캠코더를 부순 건 우재다. 남매는 끝까지 못 놓았다.

두 회가 남았다. 양준모가 2017년의 하나가 연기를 계속하도록 손을 쓰기로 했으니, 남매가 돌아간 2026년은 또 바뀌어 있을 것이다. 이런 드라마는 대개 마지막 회에 장치가 한 번 더 움직인다. 부서진 캠코더가 어떻게 다시 움직일지는 다음 주말에 안다.

구하러 가고, 망치고, 돌아오고, 끝.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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