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2026
가능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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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을 보고 쓴 농담들
1. 다큐멘터리
해고된 용접공 부부를 다큐멘터리 감독이 찍는다.
카메라는 164분 동안 그 집을 떠나지 않는다.
내 인생에는 아무도 164분을 쓰지 않는다.

2. 마이크
아내는 옷에 작은 마이크를 달고 카메라 앞에 앉는다.
남편은 카메라를 거부한다.
그는 안 말한 것이고 나는 못 말한 것이다.
3. 영상
영화는 2009년에 찍힌 강제진압 영상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
배우가 다시 연기하지 않아도 되는 장면이 이미 찍혀 있었다.
어떤 일은 너무 선명하게 남아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4. 식탁
네 사람이 한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한쪽은 초대한 사람이고 한쪽은 초대받은 사람이다.
그래도 그 부부는 초대라도 받았다.

5. 창
이 영화에는 사람을 보는 장치가 자꾸 끼어든다.
카메라가 있고 CCTV가 있고 자동차 창이 있다.
지켜보는 쪽은 언제나 바깥에 서 있다.
6. 모임
남편은 심리치료 모임에 나간다.
그는 나으려고 나간 것이고 나는 아픈 줄도 몰랐다.
7. 달무리
보름달이 뜨고 달무리가 지고 비가 내린다.
마지막에 두 사람은 같은 달을 본다.
그 집에서 값을 치르지 않고 가질 수 있는 것은 달뿐이었다.
8. 농담
좋은 영화다.
내 얘기는 아니었다.
나는 해고된 적이 없다.
잘릴 만큼 중요한 일을 맡아 본 적도 없다.
그게 좀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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