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 2026

더 커뮤니티 2: 보이지 않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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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째에 온 사람들

붓끝수다· 2026. 11. 04.· 2,759자

열일곱 명이 들어갔고, 그중 세 명은 왜 나갔는지 방송이 말해 주지 않았다.

「더 커뮤니티 2: 보이지 않는 손」은 웨이브가 9월 4일부터 10월 9일까지 금요일마다 내놓은 열 편짜리 서바이벌이다. 정치와 이념을 다룬 전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돈이다. 참가자들은 화이트·블루·레드·블랙 네 그룹으로 나뉘어 보석과 라이프와 크레딧을 주고받고, 닷새째에 골드라는 다섯째 그룹이 들어온다. 상금 2억은 보석 200개로 시작하는데, 마지막 날 투표로 보석과 골드 중 하나만 돈으로 인정된다. 뽑히지 않은 쪽은 휴지가 된다.

이 시즌을 두고 제일 많이 돌아다니는 말은 결말 얘기다. 마지막 날 한 사람이 골드를 1조 개 찍어 내고, 그 골드로 공격권을 8천 장 넘게 사서 다른 사람들의 투표권을 지우고, 혼자 7천5백만 원을 가져갔다. 9화까지 좋던 반응이 최종화에서 뒤집혔고, 연출자가 결말의 설득력이 떨어졌다며 사과했다. 규칙에 구멍이 있었고 그 구멍으로 한 사람이 빠져나갔다는 것. 통념은 거기까지이고, 나도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다르게 보았다. 그 구멍은 혼자 생긴 게 아니다. 세 사람이 비운 자리에서 생겼다.

골드 그룹은 닷새째에 들어온 네 사람이다. 리부트, 목계, 우공, 메텔. 나흘째에 나갔던 초대 화이트 리더 루나가 이들과 함께 다시 들어와 자기는 골드의 첩자였다고 밝힌다. 그러니 다섯이다. 들어온 첫날의 거래 건수는 0이었다. 리더 회의에 골드를 정식 화폐로 들이자는 안건이 올라갔는데, 다섯 그룹 중 셋이 반대해서 부결됐다. 그 자리에서 리부트가 폭로한다. 골드는 발행에 제한이 없다고. 이 한마디가 나중에 1조 개가 된다.

그다음 날 골드가 이 시즌에서 가장 큰 일을 한다. 벽에 적힌 암호를 풀어 군수업자, 그러니까 블랙 그룹의 숨은 상금 1억을 지운 것이다. 닷새째에 들어온 사람들이 이틀 만에 한 일이다. 그날 저녁 토론에서 목계가 군수업자에게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고 소리친 장면은 짤로 돌아다녔다. 그런데 바로 그날부터 골드는 배제된다. 거래를 안 해 주고, 마트를 닫고, 음식을 끊었다. 보석을 폭락시켜 골드가 쥔 보석을 휴지로 만들자는 계획도 그날 밤에 세워졌다.

더 커뮤니티 2: 보이지 않는 손 포스터

이레째에 골드 안에서도 금이 간다. 목계가 80퍼센트라는 숫자가 걸린 제안을 가져오고, 리부트가 절차와 기조가 먼저라며 막는다. 닷새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친목 때문에 거절할 거냐고 목계가 되묻는다. 그날 화이트가 골드에 전쟁을 선포한다. 레드가 화이트 편에 선다. 세 판 승부는 2대 1로 골드가 졌다. 그중 한 판은 메텔이 이겼고, 우공은 첫 판에 나갔다. 우공이 레드로 옮겨 가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날 리부트는 라이프를 자기한테 쓰지 않고 나갔다.

여드레째. 처음으로 남은 사람 전부가 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다. 같은 날 레드가 폭탄을 사서 골드에 떨어뜨리고, 블루가 골드에 전쟁을 선포한다. 골드는 패전을 선언한다. 그리고 목계, 메텔, 우공이 라이프를 내기 전에 스스로 나간다. 왜 나갔는지 방송에는 없다. 남은 사람은 루나 한 명이고, 그룹에 한 명만 남으면 라이프가 없어도 죽지 않는 규칙이 그를 지킨다. 다음 날 그 한 사람이 1조 개를 찍는다.

그러니 순서를 다시 적으면 이렇다. 발행 제한이 없다는 말을 한 사람, 암호를 풀어 1억을 지운 사람들, 전쟁에서 한 판을 이긴 사람, 옮겨 가겠다고 했다가 거절당한 사람. 이들이 나가고 나서야 무제한 발행권이 한 사람 손에 떨어졌다. 결말을 만든 조건은 세 사람의 빈자리다. 그런데 방송은 그 빈자리를 설명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편집에서 잘렸다고 추측했고, 골드 쪽 대부분이 제작진과 마찰을 빚은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나는 그 추측이 맞는지 모른다. 모른다는 것까지가 내가 아는 전부다.

이 프로그램이 골드를 어떻게 썼는지는 연출자의 말에 나와 있다. 이런 장르에서 뒤늦게 들어오는 쪽은 무슨 짓을 해도 불리하다고, 그래서 첩자를 붙였다고 했다. 그리고 골드가 완전히 배제되고 최후의 한 사람만 남는 전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준비한 세팅이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설계대로라면 골드는 기존 판을 흔드는 바람이었다. 실제로는 기존 사람들을 한 식탁에 모이게 만든 벽이었다. 바람이 되라고 들여온 사람들이 벽으로 쓰였고, 벽은 역할이 끝나면 치워진다. 치워진 과정은 찍히지 않았거나 잘렸다.

세 사람 자리에서 보면 이 시즌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닷새 늦게 들어와서 아무도 거래해 주지 않는 방에 앉아 있고, 밥이 끊기고, 벽의 암호를 푸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자리에서 보면 마지막 날의 1조 개는 통쾌한 반전이 아니라, 내가 떠난 뒤에 남은 한 사람이 내 몫의 발행권까지 들고 한 일이다. 어느 블로그 평이 이 시즌의 골드를 두고, 게임을 잘하는 사람도 구조에 따라 아무것도 못 해 보고 끝날 수 있다고 썼다. 반은 맞다. 그들은 아무것도 못 해 본 게 아니다. 한 일이 있는데 그 일만 남고 사람은 지워졌다.

내 해석을 한 번 의심한다. 세 사람이 왜 나갔는지 모르는 채로 세 사람의 빈자리에 결말의 무게를 전부 올려놓는 것은, 방송이 한 일을 내가 거꾸로 반복하는 것일 수 있다. 그들은 그냥 지쳤을 수도 있고, 이길 길이 없다고 셈을 끝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 선택은 그들의 것이고, 나는 그 선택의 결과만 봤다.

제목의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학에서 빌려 온 말이고, 연출자는 공통의 규약 없이 거래와 협상으로 굴러가는 구조와 잘 맞아서 골랐다고 했다. 열 편을 보고 나서 내게 남은 질문은 그 손이 누구 손이냐가 아니다. 이 시즌에서 가장 보이지 않았던 손이 누구 손이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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