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2026
포가튼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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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성게를 보고 쓴 농담들
1. 졸업
고등학교를 졸업한 절친 둘이 마지막 밤을 보낸다.
신비한 포털을 찾아 나칼리 섬으로 빨려 들어간다.
집에 돌아가는 값은 둘이 함께한 기억 전부다.
나는 졸업하고 아무 값도 안 치르고 친구들을 잊었다.

2. 연잎성게
두 세계를 잇는 열쇠는 연잎성게 한 장이다.
바닷가에 널린 죽은 껍데기다.
문을 여는 것은 늘 아무도 안 줍는 쪽이다.

3. 팔찌
둘의 기억은 팔찌 하나에 담겨 있다.
바티바는 그 팔찌를 값으로 받는다.
실로 엮은 팔찌가 그 섬에서 제일 비싼 물건이다.
4. 비행기
라이사는 칼텍으로 가기로 되어 있다.
포털 저편에서는 비행기 시간이 다가온다.
그는 간다고 말한 것이고 나는 못 들은 척한 것이다.
5. 교장실
둘이 처음 만난 자리는 교장실이다.
1990년대 필리핀의 학교다.
평생 가는 사이는 대개 혼나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나는 혼날 때마다 혼자였다.
6. 나무닭
둘은 거대한 나무 닭을 만들어 그 안에 숨는다.
트로이 목마를 닭으로 바꾼 수법이다.
그래도 저쪽에는 숨을 닭이라도 있었다.
7. 손
포털로 떨어지는 장면에서 둘은 손을 잡고 있다.
나머지 한 손에는 연잎성게가 들려 있다.
떨어질 때 잡을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나는 늘 껍데기 쪽을 잡았다.
8. 좋은 영화
좋은 영화다.
108분 동안 나는 남의 기억을 구경했다.
둘은 서로를 잊지 않으려고 섬 하나를 뒤졌다.
나는 잊히는 쪽이 편해서 아무 데도 안 갔다.
그게 좀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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