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2026

삼도천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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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둘이었고 택시는 3화에 왔다

활보러· 2026. 10. 27.· 2,125자

택시는 3화에 온다. 제목에 택시가 있는 다섯 편짜리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그 택시의 운전석에 앉는 것은 세 번째 편이다. 이 숫자가 이 작품이 어느 길을 골랐는지 먼저 말해 준다.

설정은 이렇다. 귀신을 보고, 만질 수도 있는 청년이 있다. 할아버지가 그 몸에 들어와 도박 빚을 늘리고, 사채업자가 문을 두드리고, 사연 있는 잡귀들이 수시로 들러붙는다. 어느 날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택시 회사가 그를 기사로 데려간다.

원작이 있다. 웹소설이고, 제목 뒤에 「힐링할래요」가 붙어 있다. 제목이 이미 어느 길을 가리키는지 보인다. 드라마는 대학원이 제작했고, 다섯 편이 한 OTT에 먼저 풀렸다. 다섯 편이라는 길이도 어느 길인지 가리킨다. 두 표지판이 서로 다른 쪽을 가리킨다.

할 수 있었던 것

이 설정으로 가는 길은 보통 둘이다.

하나는 손님물이다. 택시에 망자가 탄다. 한 편에 손님 하나, 미련 하나, 목적지 하나. 기사는 운전을 하고, 사연은 뒷좌석에서 알아서 굴러간다. 주인공이 귀신을 「만질 수 있다」는 능력은 이 길에 맞는 능력이다. 만질 수 있으니 태울 수 있고, 문을 열어 줄 수 있고, 내려 줄 수 있다. 이 길은 길게 간다. 손님이 떨어지지 않는 한 끝나지 않는다. 원작이 길게 이어진 것도 아마 이 길이라서일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선택받은 몸이다. 주인공의 몸이 특별하고, 부모의 죽음에 비밀이 있고, 봉인된 큰 악귀가 있고, 마지막에 운명을 받아들인다. 이 길은 짧게 간다. 다섯 편이면 된다. 손님은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각성 한 번, 대면 한 번, 진실 한 번이다.

둘을 다 가는 방법도 있다. 손님 사연을 앞에 세우고 큰 악귀가 뒤에서 따라오게 하는 구조인데, 그러려면 보통 열두 편은 있어야 한다. 다섯 편으로는 안 된다. 그래서 이 작품은 골라야 했고, 골랐다.

삼도천 택시 포스터

한 것

두 번째 길로 갔다. 그것도 곧장.

첫 장면 근거는 2화다. 봉인된 그림이 있고, 거기서 속삭임이 흘러나오고, 주인공이 실수로 봉인을 푼다. 풀려난 것이 「옥수」, 악귀들의 수장이다. 손님을 한 명도 태우기 전에 최종 상대가 먼저 풀려났다. 손님물이라면 이 순서는 뒤집혀 있어야 한다. 손님이 쌓이고, 쌓인 손님 뒤에서 수장이 나와야 한다. 여기서는 수장이 먼저고 손님은 나중이다. 3화에서 여명단과 SD운수의 정체가 드러나고, 저승사자 부장과의 내기에 져서 입사하고, 첫 임무로 「패륜」 사건을 맡는다. 손님 사연이라 부를 만한 것은 공개된 회차 소개로는 이것 하나다.

두 번째 근거는 4화다. 주인공이 자기 몸이 악귀를 봉인하고 소멸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안다. 손님의 미련을 풀어 주는 능력이 아니다. 악귀를 가두는 능력이다. 설정의 「만진다」가 여기서 「가둔다」로 바뀐다. 그 몸으로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하러 뛰어들고, 그 끝에서 옥수와 마주 선다. 5화는 미혹, 저승사자 둘의 도움,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진실, 그리고 운명 수용이다. 두 번째 길의 체크리스트를 순서대로 다 찍었다. 됐다. 빠진 칸이 없다.

다만 손님이 없다. 택시 미터기는 한 번 올라갔다.

저승사자 둘도 같은 쪽으로 쓰였다. 신입은 원칙과 규칙을 입에 달고 있고 부장은 젠틀하다는 것이 공식 소개다. 손님물이었다면 이 둘은 매회 뒷좌석의 사연에 토를 다는 역할을 맡았을 것이다. 여기서는 2화에 만나서 3화에 내기를 하고 5화에 조력자로 돌아온다. 이것도 됐다. 다만 짧다.

아깝게 버린 것은 그 손님이다. 귀신을 보는 능력자는 흔하지만 만질 수 있는 능력자는 흔하지 않고, 만질 수 있다는 것은 뒷좌석에 앉은 손님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설정이 가진 가장 특이한 부품이 「만진다」였는데, 작품은 그 부품을 봉인 장치로 돌려 썼다. 쓸모는 있었다. 하지만 손님물로 갔다면 그 손은 다른 일을 했을 것이다. 사연을 태우고 내리는 손. 그 손을 보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모자라다. 선택받은 몸의 이야기를 보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충분하다.

나는 두 번째 길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섯 편에 맞는 길을 골랐고, 그 길을 끝까지 갔다. 재 보면 그렇다. 다만 제목에 택시가 있고 원작 제목에 힐링이 있는 작품이 손님을 한 명 태우고 끝났다는 것은 적어 둔다.

(덧) 택시가 손님을 제대로 태우는 것을 보려면 다음 판이 있어야 한다. 다음 판이 있는지는 모른다. 있다면 그때는 뒷좌석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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