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04)
21 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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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그램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77개에 있어요.
빨래를 개다가 멈췄다. 화면에서 누가 누구 남편이고 누가 누구를 쳤는지 정리가 안 돼서 수건을 든 채로 십 분을 서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십 분은 뒤로 돌려 볼까 했다.) 그러다 그냥 놔뒀다. 어차피 이 감독 영화는 정리가 되는 순간이 따로 온다. 그 순간까지 수건이나 개면 된다. 이 영화를 혼자 놓고 보면 이상한 영화다. 같은 감독이 앞뒤로 만든 두 편 사이에 놓으면 그제야 자리가 보인다. 앞에는 2000년작이 있다. 멕시코시티에서 자동차 둘이 부딪히고, 그 사고를 사이에 두고 개싸움으로 돈을 모으는 청년과 다리를 다친…

21그램. 5센트 동전 다섯 개의 무게다. 초콜릿 바 하나, 벌새 한 마리의 무게이기도 하다. 사람이 죽는 순간 몸에서 빠져나간다는 그 무게를, 영화는 끝나기 몇 분 전에야 죽어 가는 남자의 목소리로 알려 준다. 두 시간을 기다려서 받는 답이 그거다. 나는 그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왜 이걸 맨 뒤에 두는가. 내가 영화에서 질색하는 것부터 적는다. 시간을 카드처럼 섞어 놓는 편집. 제목의 뜻을 마지막에 가서야 풀어 주는 버릇. 교통사고 한 번으로 모르는 사람 셋을 묶는 구성. 죽은 사람의 장기를 받은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