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2026

올 그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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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가 보이는 해변에서 치킨을 먹는다

정담뜰· 2026. 11. 03.· 2,604자

마을 이름은 도카이무라다. 이바라키현의 바닷가 마을이고, 1999년에 핵연료 처리 시설에서 사고가 났다. 영화 안에서도 그 이름이 그대로 불린다. 발전소의 탑이 여러 장면에 들어온다. 이 글은 사람 이름을 되도록 적지 않는다. 장소와 시간과 빛만 적는다.

학교, 낮

공업고등학교 정문이다. 한 여학생이 문 앞에 서서 여기가 지옥의 입구인지 출구인지 묻는다. 교실에 들어가면 그는 SF 소설을 읽는다. 학교에 그의 자리는 없다. 같은 학교의 실습실에서는 다른 여학생이 기계를 다루다가 새끼손가락을 잃는다. 육상부였고 반에서 인기가 많던 아이다. 손가락 하나가 없어진 뒤로 그 아이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다.

집도 나온다. 책 읽던 아이의 집에서는 아버지가 남동생을 때리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겁에 질려 있다. 할머니는 말라 가는 분재를 버리지 않고 돌본다. 손가락을 잃은 아이의 집은 어머니가 쌓아 둔 물건으로 차 있다. 그 어머니는 딸이 모아 둔 돈을 태운다. 세 번째 아이의 집은 농가다. 아들이 없어서 딸이 뒤를 잇게 되어 있다. 그 아이는 만화를 그린다.

교문은 영화의 맨 끝에 한 번 더 나온다. 그때는 아무도 그 앞에 서 있지 않는다. 뛰어서 지나간다.

역 앞, 밤

역 앞에 사람들이 둥글게 선다. 비트가 돌고 한 사람씩 랩을 한다. 마을의 사이퍼다. 낮에 교실에서 책만 읽던 여학생이 밤에는 여기서 랩을 한다. 그의 MC 이름은 뉴로맨서다. 밤의 역 앞은 그가 마을에서 유일하게 입을 여는 자리다.

손가락을 잃은 아이가 그 밤에 그를 본다. 한 명이 달아나고 한 명이 쫓아간다. 밤길에서 둘은 처음으로 길게 말한다. 만화를 그리는 아이는 그 시간에 볼링장에 있다.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역 앞과 볼링장, 셋이 밤을 보내는 곳은 그 둘이다. 거기서 시간을 쓴다. 손에 든 것은 긴 캔 술과 담배다.

교차로, 밤

스케이트보드를 탄 아이가 밤의 교차로를 지나간다. 화면이 느려진다. 청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그 교차로에서 여자 하나가 차에 치인다. 차는 서지 않는다. 세 여학생 중 한 명이 뒤를 돌아본다.

감독은 이 여자를 두고, 아이들에게 자기들의 미래이자 결말을 미리 보여 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마을을 나가고 싶다는 마음은 여기서 동기를 얻는다. 교차로는 이 마을에서 사람이 지나가는 곳이고, 사람이 치이는 곳이다.

올 그린스 스틸컷

해변, 낮

모래가 회색이다. 뒤에 원자력 발전소가 크게 서 있다. 세 여학생이 그 앞에 앉아 치킨을 먹는다. 앞날 이야기를 한다. 한 명은 현실적인 인생 계획을 말하고, 한 명은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하고, 한 명은 개를 키우는 아줌마가 되고 싶다고 한다. 앞날을 말하는 아이들 뒤에 발전소가 서 있다.

해변과 밤의 교차로는 멀리서 넓게 찍힌다. 화면 안에서 세 사람은 작다. 가까이 붙어서 찍는 장면이 많은 영화라서 이 두 곳의 거리가 눈에 남는다.

해변 장면은 나중에 한 번 더 나온다. 맨 끝, 한 명이 옥상에서 뛰어내린 뒤에 해변의 대화가 짧게 끼어든다. 같은 해변인데 뜻이 다르다. 처음에는 앞날이고, 두 번째에는 지나간 날이다.

옥상, 첫 번째

셋이 한 덩어리가 되는 장면은 달리는 장면이다. 경찰에게서 함께 달아나는 셋 위에 영화 제목이 뜬다. 그 뒤에 옥상이 나온다.

학교 옥상에 비닐하우스가 있다. 원예부가 없어진 뒤로 버려진 것이다. 세 사람은 거기에 대마 씨앗을 심는다. 동호회 이름을 짓고 간판을 단다. 야구부원들이 거기서 몰래 만나다가 들켜서 심문을 당한다.

비닐 아래는 초록이다. 내가 보기에 이 마을의 초록은 이 하우스 안에만 있다. 교실에도 집에도 역 앞에도 교차로에도 없다. 돈이 되는 초록이고, 나갈 차비가 되는 초록이다. 수확한 뒤에는 같은 학교 남학생 둘에게 팔게 하고, 인터넷으로 판다.

돈이 모이자 셋은 고속버스를 타고 도쿄에 간다. 마을을 나가는 연습이다. 돌아온 뒤 셋의 사이는 한동안 끝난 것처럼 된다. 어디가 어긋났는지 영화는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버스를 타고 나갔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온 것, 그것만 남는다.

옥상, 두 번째

졸업식 날이다. 한 명이 혼자 옥상에 올라간다. 비닐하우스에 기름을 붓는다. 씨앗을 빼앗겼던 남자를 불러낸다. 남자가 하우스 안에 들어간다. 불을 붙인다. 하우스가 터진다.

연기가 옥상에서 내려와 체육관으로 들어간다.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학생과 교사가 연기를 마신다. 웃고, 춤춘다. 교장은 한마디, 파이팅, 이라고 한다. 만화를 그리는 아이는 그 체육관에서 후배에게 다시 만화를 그리자고 소리친다. 손가락을 잃은 아이는 밖으로 나와 옥상을 올려다본다. 처음 심었던 초록이 마지막에는 연기가 되어 학교를 채운다. 같은 옥상인데 처음에는 키우는 곳이고 두 번째에는 태우는 곳이다.

그 여학생은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자전거 보관소의 함석 지붕에 떨어진다. 일어난다. 교문 쪽으로 달린다.

올 그린스 포스터

소리 하나

이 영화에서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소리가 하나 있다. 친구를 불러 세울 때 지르는 「오이」다. 랩보다 짧고 랩보다 크다. 발전소 탑이 서 있는 마을에서, 내 귀에는 그 소리만 밝다.

영화가 끝나기 전에 셋의 앞날이 자막으로 나온다. 좋지 않다. 한 명이 그 자막을 향해 소리친다. 그럴 리가 있냐고. 그것도 「오이」와 같은 종류의 소리다.

마지막에 교문을 뛰어 지나간 아이가 어디까지 갔는지 영화는 보여 주지 않는다.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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