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2024
극장판 닥터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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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둘을 맡고, 나머지는 한 자리씩 맡았다
1인 2역이 하나, 처음 들어온 얼굴이 셋, 마지막 출연이 하나. 극장판의 캐스팅을 숫자로 세면 이렇다. 열두 해 동안 굳은 자리에 새 사람을 넷 들이고 한 사람을 보냈다. 주연이 무엇을 했는지는 다 아는 일이니 접어 두고, 그 둘레에서 누가 어느 자리에 서서 무엇을 했는지를 본다.
소메타니 쇼타 — 코즈 히로토 / 코즈 타카토
이 영화의 캐스팅 결정 중 이야기를 가장 많이 바꾼 것은 쌍둥이를 한 배우에게 맡긴 선택이다. 형 히로토는 테이토 대학병원의 새 병원장, 동생 타카토는 의료기기 회사의 경영자. 그런데 형은 2년 전부터 병든 동생의 자리에서 동생 노릇을 하고 있었고, 그 자리에서 어느 회사에 대한 지원을 끊은 일이 원한을 사서 동생의 차에 폭탄이 놓인다. 시동을 건 사람은 형이다. 두 배우가 맡았으면 「대신 살아 왔다」는 설정이 설명으로 들렸을 것이다. 한 사람이 맡아서 설명이 필요 없어진다. 관객은 둘을 구별할 수 없고, 구별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설정의 근거가 된다. 소메타니 쇼타는 이 역 전에 「두더지」로 베네치아에서 신인 배우상을 받은 이력이 확인되는 배우다. 여기서 그가 한 선택은 형을 차갑게, 동생을 조용하게 가르는 손쉬운 길이 아니다. 해변에서 칸바라 아키라를 몰아세우고, 쓰러진 사람을 두고 혼자 걸어 나가는 형의 걸음이 영화에서 가장 추운 장면인데, 그 걸음에 과장이 없다. 나중에 동생의 오른팔을 달고 깨어나는 사람과 같은 얼굴이라는 것이 이 캐스팅의 셈이다.
다나카 케이 — 모리모토 히카루
미치코의 옛 동료. 시리즈에서 그가 맡아 온 자리는 미치코 옆에서 당황하는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다른 일을 맡았다. 바다에 던져진 미치코를 해변에서 찾아내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자신이 쓰러져 미치코에게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몸으로 히로시마 구레에 가서 미치코의 어린 시절과 의대 시절을 캐 온다. 요컨대 관객의 다리다. 극장판에 처음 들어온 사람도, 열두 해 본 사람도 미치코가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는데, 그 모르는 것을 대신 걷는 역이다. 다나카 케이는 이 역을 탐정처럼 하지 않는다. 묻고 듣고 머쓱하게 돌아선다. 그래서 구레에서 돌아온 정보가 폭로가 아니라 이력으로 들린다. 그가 왜 거기까지 가느냐는 동기가 약하다는 말이 있고, 나도 동의한다. 다만 그 약한 동기를 배우가 억지로 메우지 않은 것은 맞는 선택이었다.
아야노 고 — 카와노 아키히코
구레의 개업의. 의대 동기였고, 지금은 그 동네에서 환자를 본다. 출연은 짧다. 하는 일은 하나다. 모리모토에게 당시의 미치코가 낙제생이었다고 말해 준다. 이 한마디가 영화의 전반부를 지탱한다. 아야노 고가 한 선택은 그 말을 추억으로 포장하지 않는 것이다. 자랑도 연민도 없이 사실만 놓는다. 그 톤이 맞았다. 뒤에 나오는 의대생 시절 회상에서 야기 리카코가 연기하는 젊은 미치코가 그 말과 어긋나지 않는다. 증언하는 사람이 사실로 말해 줬기 때문에 회상이 그 증언을 뒤집을 필요가 없었다.
니시다 토시유키 — 히루마 시게카츠
병원장에서 회장으로 올라간 사람. 이 작품이 이 배우의 마지막 출연작이라는 것은 보도된 사실이고, 엔드롤에 추도 문구가 붙는다. 그 사실을 빼고 역만 보면, 히루마는 이번에 한 가지를 바꿨다. 열두 해 동안 「멜론 아저씨」라고 부르던 칸바라를 「아키라 짱」이라고 부른다. 쓰러진 그를 두고 연명 치료를 하겠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수술실 밖에서 그가 미치코를 막는 것은 전과 다른 종류의 막음이다. 병원의 체면이 아니라 친구의 심장을 두고 막는다. 그리고 수술이 끝난 뒤 자기는 이 수술을 보지 않았다고 선언하고 에비나에게 뒤처리를 맡긴다. 반대와 묵인을 한 사람이 같은 영화에서 한다. 니시다 토시유키는 그 둘 사이를 큰 몸짓으로 건너지 않는다. 다음 장면에서 그냥 다른 결심을 한 사람이 되어 있고, 관객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뿐이다. 그 짐작의 여지를 남긴 것이 이번 영화에서 이 배우가 한 일이다.
엔도 켕이치 · 카츠무라 마사노부 · 우치다 유키
에비나 타카시는 마침내 병원장이 되었다가 영화 초반에 이사회 불신임으로 내려오고, 그 자리에서 붙임 수염을 뗀다. 엔도 켕이치는 이 역을 열두 해 동안 쌓은 표정 하나로 처리한다. 수염을 떼는 손이 전부다. 수술실 앞에서 「하지만……」 하고 미치코 편으로 반 발 나가다가 히루마의 명령에 오랜만에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도 그 연장이다. 그는 늘 반 발만 나간다.
카지 히데키는 가장 많이 쓰였고 가장 쓰임이 흩어졌다. 미치코의 피로를 보고 약물을 의심하다가 시럽을 들이켜고 「달아」 하고 외치는 장면, 수술 전에 「두 번 다시 수술 못 하게 된다」고 말리는 장면, 원장실에서 하는 고백과 그 뒤의 혼잣말. 세 가지 온도다. 카츠무라 마사노부가 그것을 한 사람으로 묶는 데 성공했느냐 하면, 반쯤이다. 고백은 코미디로 처리되었고, 그래야 했을 것이다. 다만 「두 번 다시 수술 못 하게 된다」는 한 줄은 그 코미디 바깥에 있고, 거기서 이 배우는 처음으로 동료의 얼굴을 한다.
조노우치 히로미는 이번 수술에 찬성하지 않는다. 늘 미치코 옆에 서던 사람이 말리는 쪽에 선다. 열두 해 동안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우치다 유키는 그 거절을 소리 높여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명의 소개소 사무실에서 칸바라를 돌보는 사람도 그다. 수술실에서 손을 거둔 사람이 마지막에 그 심장을 꺼낸 몸을 돌본다. 영화가 이 배우에게 준 두 자리가 그렇게 맞물린다.
가장 덜 쓰인 자리
니시하타 다이고가 맡은 신입 외과의와 이마다 미오가 맡은 오마 마사코. 둘 다 마지막 수술실에 서 있다. 머릿수로는 중요한 장면에 있는 셈이지만, 서 있는 것과 쓰이는 것은 다르다. 새로 들어온 얼굴에게 영화가 준 것은 수술대 옆 자리 하나였고,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은 거의 없다. 열두 해를 정리하는 영화가 새 사람을 쓸 여유가 없었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래도 신입 외과의라는 설정을 가진 인물이 이야기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끝나는 것은 모자라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시리즈가 계속되었다면 이 자리가 쓰였을 것이다. 끝내기로 한 영화에서 미래를 위해 심은 자리는 그냥 빈자리가 된다.
캐스팅이 이야기를 바꾼 지점은 셋으로 모인다. 쌍둥이를 한 사람이 맡아서 형이 동생의 몸을 받는 결말이 그림으로 성립했고, 모리모토를 겁 많은 사람으로 두어서 과거 캐기가 수사가 아니라 산책이 되었고, 히루마를 친구로 바꿔서 마지막 반대가 체면이 아니라 마음이 되었다. 셋 다 됐다. 안 된 것은 새 얼굴 둘이다. 충분하다고는 못 하겠지만 열두 해 치 인물을 다 세우고 끝내는 일에 이만하면 모자라지 않다.
(덧) 이 글은 조연만 본 글이다. 미치코가 의식 없는 사람의 심장을 꺼낸 일이 옳았는지는 따로 세어야 할 문제고, 그건 이 글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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