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2026

신병4 : 사보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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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무엇을 보여 주지 않기로 했는가

필름속산책자· 2026. 10. 11.· 2,536자

질문에서 시작하겠다. 한 편의 드라마가 열두 회 동안 어떤 인물의 얼굴을 쉬지 않고 보여 주면서 정작 그 인물이 본 것은 화면에 올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 열두 회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다시 묻겠다. 신병4 : 사보타주는 무엇을 보여 주지 않기로 했는가. 나는 이 작품에 대해 이 질문 말고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드라마가 군대를 찍는다, 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것이 된다. 말하자면 이 드라마는 군대 안에서 무엇이 보이지 않게 되는지를 찍고, 그 보이지 않음을 이야기의 순서로 한 번 더 실행한다.

첫 번째 질문.

이 시즌이 가장 오래 미뤄 둔 장면은 무엇인가. 김현욱이라는 이름의 이병이 전입해 온다. 그는 신병훈련소에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어 퇴소했다가 치료를 마치고 다시 들어온 사람이고, 배치된 내무반에는 훈련소 동기였던 박민석이 상병으로 있다. 그는 첫 불침번에서 실수하고, 총기 안전 검사에서 공포탄을 쏘고, 박민석의 총기 부품을 빼돌린다. 당신은 여기서 이 인물의 속셈을 기다릴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그의 얼굴을 자주 내세운다. 그런데 그 얼굴이 무엇을 보고 저렇게 되었는지는 열한 번째 회가 되어서야 밝혀진다. 훈련소에서 두 사람은 함께 다쳤고, 한 사람은 가벼운 부상에도 곧바로 후송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무릎이 심하게 상했는데도 그 자리에 남겨졌다. 사단장의 아들과 사단장의 아들이 아닌 사람. 그 차이가 이 시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바닥에 깔려 있는데, 그 바닥은 열한 회 동안 화면 밖에 있었다.

신병4 : 사보타주 포스터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보는 사람에게 한 가지 일을 시켰다. 의심하기. 당신은 김현욱을 의심하면서 열 시간을 보냈을 것이고, 나도 그랬다. 그 의심은 인물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순서가 만든 것이다. 아니, 다시 말하겠다. 그 의심은 순서가 만든 것이 아니라 누락이 만든 것이고, 누락은 선택이기 때문에 이것은 연출의 책임이다. 나는 이 책임을 비난으로 쓰고 싶지 않다. 부대라는 곳이 바로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벌어진 일은 위로 올라가지 않고, 옆에서 벌어진 일은 옆으로도 가지 않는다. 보여 주지 않는다, 라는 사실이 그 자체로 부대의 구조를 되풀이한다.

두 번째 질문.

사과는 누구의 입에서 나오고 누구의 귀에 닿는가. 내막이 드러난 뒤 박민석은 김현욱을 찾아가, 많이 늦었지만 너무 미안해, 난 그런 일 있었는지 진짜 몰랐어, 라고 말한다. 돌아오는 대답은 몰랐을지 모른 척했던 건지 모르겠네, 이다. 나는 이 두 줄 사이의 거리를 오래 생각했다. 앞의 문장은 사과이고, 뒤의 문장은 사과를 거절하는 말이 아니라 사과의 자격을 묻는 말이다. 몰랐다는 것은 면책인가. 특혜를 받은 사람이 자기가 특혜를 받는 줄 몰랐다면 그 모름은 어디에 적혀야 하는가. 공개된 스틸에서 둘은 복도에 마주 서 있고, 카메라는 듣는 쪽의 어깨 너머에 놓여 있다. 말하는 사람의 얼굴은 보이고 듣는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오해는 결국 병영일기로 풀린다. 김현욱은 박민석이 적어 둔 일기에서 자기 이름이 최고의 동기로 적혀 있는 것을 읽고 운다. 나는 이 해결이 말이 아니라 글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중요하게 본다. 군대에서 말은 계급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동기끼리 주고받는 말조차 어느 한쪽으로 기운다. 글은 그렇지 않다. 글은 쓴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읽히고, 그래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같은 높이에 선다. 다만 여기에도 보여 주지 않기로 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김현욱이 자기 행동으로 곤란해진 다른 사람들에게 느꼈을 미안함은 거의 올라오지 않고, 화해는 두 사람 사이에서 끝난다.

이 시리즈를 연출해 온 사람은 그전에도 군대를 찍었다. 푸른거탑과 황금거탑이 그의 이력에 있고, 신병 자체는 같은 제목의 유튜브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삼는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군대를 웃음의 형식으로 옮기는 일을 오래 해 왔다. 네 번째 시즌에서 그 형식은 한 가지를 더 짊어진다. 웃음의 형식 안에서 보여 주지 않기를 구조로 쓰는 일. 나는 이것이 쉬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 번째 질문.

이 시즌은 어떤 장면으로 닫히는가. 마지막 회에서 신화부대는 통폐합 대상으로 최종 선정되고 폐쇄 절차를 밟는다는 통보를 받는다. 그리고 방송 말미에 새로운 이등병들이 나타난다. 나는 이 끝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 쓰고 나면 이 글이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글처럼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쓰지 않으면 첫 번째 질문에 답할 수가 없다. 닫히는 부대와 들어오는 얼굴. 이 둘을 한 회 안에 포개 놓는 것은 이야기를 이어 붙이는 장치이기 전에 하나의 대답이다. 열한 회 동안 화면 밖에 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면, 저 새 얼굴들도 지금 무언가를 보고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한참 뒤에야 보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자리바꿈을 지지한다. 처음에 이 드라마는 김현욱을 아무 설명 없이 수상한 사람으로 세웠고, 마지막에는 새 얼굴들을 아무 설명 없이 세운다. 같은 무설명인데 뜻이 반대다. 마지막 질문은 당신에게 넘기겠다. 우리가 누군가를 의심할 때, 그 의심의 재료를 누가 골라 우리 앞에 놓았는지를 우리는 얼마나 자주 되묻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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