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2026

포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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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욕심 때문에'라는 말

붓끝수다· 2026. 10. 09.· 1,702자

재능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배치되는 것이다. 누가 무대에 서고 누가 객석에 앉는지를 재능의 크기가 정하지는 않는다. 자리를 쥔 쪽이 먼저 자리를 정하고, 재능이라는 말은 뒤늦게 와서 그 결과를 설명한다. 그래서 예술가의 이야기는 대개 재능의 이야기로 소개되고, 자리의 이야기로는 좀처럼 읽히지 않는다.

포핸즈는 8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방송된 tvN 12부작이다. 음악 천재들만 모인 예술고등학교에서 만난 세 사람의 열일곱부터 스물일곱까지를 따라간다. 소개 문구는 우정과 사랑, 경쟁과 성장이라고 적는다. 한 대의 피아노를 나눠 치던 두 사람이 갈라섰다가 돌아오는 이야기, 대개 그렇게 읽혔다.

나는 다르게 보았다. 이 드라마는 '재능'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리의 이야기다. 강비오에게는 세계적인 지휘자인 할아버지 강승운이 있다. 최정요에게는 그런 사람이 없다. 열두 회 동안 벌어지는 일은 두 재능의 경쟁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자리를 지키려는 쪽과 그 자리 바깥에 선 쪽 사이의 일이다.

자리가 물려지는 곳에서는 자리를 지키는 일이 가족의 일이 된다. 지킬 것이 있으므로 관리할 것이 생기고, 관리할 것이 있으므로 치울 것이 생긴다. 9년 전 국제 콩쿠르 결선 당일, 최정요는 납치되고 어깨에 총상을 입는다. 그 일을 꾸민 사람은 강비오의 어머니 강지혜다. 아들의 앞을 가린 아이를 치우는 데 든 것은 돈과 사람이었고, 치워진 쪽이 잃은 것은 오른손이었다.

포핸즈 스틸컷

강지혜는 모두 아들을 '위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무서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사서 벌인 일이 '위한'이라는 한 낱말에 담기는 순간, 그것은 범죄가 아니라 사랑의 과잉이 된다. 아들은 그 번역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그는 무대에서 자기가 사주했다고 자백하고, 기자회견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제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까요.

'욕심'은 사람의 성격을 가리키는 말이다. 돈을 건넨 사람도, 사람을 보낸 사람도, 그 집이 지키려던 자리도 이 낱말 안에는 없다. 구조가 한 일을 개인의 결함으로 옮겨 적는 문장이 여기 있다. (고백은 종종 진실을 밝히는 대신 진실의 크기를 줄인다.) 그가 모든 영광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할 때 반납되는 것은 자리가 아니라 그 자리에 붙어 있던 이름뿐이다.

최정요는 피아노를 놓고 지휘를 택한다. 이 전환을 극복이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가 잠시 다시 건반 앞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부작용을 감수한 주사 덕분이었다. 회복처럼 보이던 것이 실은 빌려 온 시간이었다는 뜻이다. 나는 이것을 성장의 대가라고 부르지 않겠다. 대가는 치를 사람이 고를 수 있을 때나 쓰는 말이고, 그는 고른 적이 없다.

포핸즈 포스터

내가 가장 오래 걸린 것은 홍재인이다. 그는 절대음감을 가진 비올리스트였고, 두 사람의 재능을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이었다. 10년 뒤 그는 음악가들을 돕는 매니지먼트 대표가 되어 있다. 알아보는 귀가 자기 악기로 가지 않고 남의 연주를 관리하는 자리로 옮겨 간 것이다. 열두 회가 사건으로 다룬 것은 납치와 자백과 재회였다. 한 사람이 활을 내려놓는 일은 사건 목록에 오르지 않는다.

마지막에 두 사람은 낯선 나라의 성당에서 다시 만나 웃는다. 이 장면에 '성장'이라는 말을 붙이는 해석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성당에 닿기 위해 누군가는 오른손을 내주었고 누군가는 활을 내려놓았다. 포핸즈는 한 건반을 나눠 쓰는 방식의 이름이 아니라, 한 사람의 자리를 지키는 데 몇 개의 손이 드는지 세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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