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2026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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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를 보고 쓴 농담들
1. 귀향
그는 십 년을 싸우고 십 년을 걸려 집에 갔다.
나는 매일 집에 간다.
둘 중 이야기가 되는 쪽은 그쪽이다.

2. 칼립소
칼립소는 그를 칠 년 동안 붙잡아 둔다.
떠나려는 그에게 불멸을 주겠다고 한다.
나는 칠 년째 같은 자리에 있고 아무도 나를 붙잡지 않았다.
3. 갑옷
사람을 잡아먹는 거인들이 나온다.
그들은 번쩍이는 갑옷을 입고 있다.
잡아먹는 쪽이 제일 잘 차려입는다.
다니는 회사도 그렇다.
4. 필름
전 분량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찍었다.
필름을 이백만 피트 넘게 썼다.
나는 이면지를 쓴다.

5. 시논
원작에 없던 인물이 하나 들어와 있다.
그가 맡은 일은 주인공에게 죄책감을 남기는 것이다.
내 쪽에서는 그 역할을 내가 맡는다.
6. 활
활 하나가 앞에 나왔다가 마지막에 다시 나온다.
이십 년을 건너서 돌아오는 물건이다.
나는 이십 년 전에 쓰던 물건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7. 왕관
그는 왕좌를 아들에게 넘긴다.
이십 년을 걸려 돌아온 자리다.
돌아오자마자 준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넘겨 본 적이 없다.
8. 총평
좋은 영화다.
이십 년을 걸어서 제자리로 오는 이야기다.
나는 제자리에서 이십 년을 보냈다.
그 둘이 같아 보이는 날이 있다.
그게 좀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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