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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보러· 2026. 10. 09.· 1,606자

음반 가게에서 일하는 베어는 같은 가게 동료 니키를 오래 짝사랑합니다. 고백은 못 하고 혼자 연습만 하죠. 그러다 골동품 가게에서 산 '원 위시 윌로우'라는 장난감을 부러뜨리면서, 니키가 세상에서 자기를 가장 사랑하게 해달라고 빕니다. 그날 밤 둘은 연인이 되고, 니키의 애정은 곧 그녀 자신도 원한 적 없는 상태로 굳어집니다.

옵세션 스틸컷

감독 커리 바커는 1999년생입니다. 2023년에 단편 「더 체어」를 유튜브에 올렸고, 이듬해 저예산 슬래셔 「밀크 앤 시리얼」도 유튜브로 공개했습니다. 각본과 연출과 편집을 혼자 하죠. 2025년 9월 토론토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고, 국내 개봉은 2026년 9월 2일, 108분, 청소년 관람 불가입니다. 촬영은 20일, 제작비는 75만 달러 정도였다고 하는군요.

이런 설정은 대개 두 갈래로 빠집니다. 하나는 교훈극입니다. 분수를 모르면 벌을 받는다는 쪽이죠. 다른 하나는 괴물쇼입니다. 소원을 핑계로 기괴한 피조물을 구경시키는 겁니다. 「원숭이 손」 이래로 이 장르가 번갈아 써 온 두 길입니다. 이 영화는 교훈극을 택한 척하면서 벌 받는 자리를 슬쩍 옮겨 놓습니다. 소원을 빈 쪽은 베어인데, 실제로 망가지는 쪽은 니키거든요.

규칙은 단순합니다. 한 사람당 한 번, 취소도 변경도 안 되고, 빈 사람이 죽기 전에는 풀리지 않습니다. 이 소재로 할 수 있었던 건 그 규칙의 빈틈을 파고드는 쪽이었을 텐데, 영화는 그리로 거의 가지 않아요. 대신 전부 니키의 몸에 걸어 둡니다. 달콤한 말을 하다가 괴성을 지르고, 웃는 얼굴이 중간에 어긋나고, 밤이면 어두운 구석에서 지켜보는 식이죠. 설정의 논리 대신 배우 한 사람의 얼굴로 밀고 갑니다.

통하는 건 밤의 침실 장면들입니다. 소원에 걸린 쪽이 잠든 사이 원래의 니키가 깨어나 베어에게 말을 거는 대목이 있어요. 여기서 영화는 이게 연애담이 아니라 몸을 빼앗긴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분명히 합니다. 공포보다 동의의 문제로 읽히는 순간이고, 이 영화에서 가장 서늘한 자리이기도 하죠.

옵세션 포스터

인디 네버레티는 한 인물을 둘로 나눠 연기합니다. 소원에 걸린 니키와 그 안에 갇힌 니키인데, 둘 사이를 표정의 속도만으로 오가요. 마이클 존스턴은 겁먹은 얼굴을 오래 유지하는 쪽을 맡았고, 그 배분은 영화에 맞습니다. 밤에 불 켜진 현관에 서서 차 안의 베어를 건너다보는 장면 하나면 이 배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대강 설명이 됩니다.

걸리는 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베어 쪽 심리가 성기다는 점이에요. 소원을 빌기까지는 공을 들이는데 그 뒤의 변화는 장면 사이에서 건너뜁니다. 다른 하나는 음반 가게입니다. 직장과 동료라는 조건이 사건의 조건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아요. 유니폼은 예쁩니다.

그래도 통하긴 합니다. 소원 호러에서 빈 사람 말고 빌어진 사람 쪽을 이만큼 오래 비춘 영화는 흔치 않거든요. 그 정도면 됐죠.

(덧) 영화에 나오는 악기점은 실제로 영업하던 가게입니다. 1992년 「웨인즈 월드」에서 주인공이 펜더 기타를 탐내던 바로 그 가게인데, 78년 만인 2025년에 문을 닫았다는군요.

(덧) 이름과 대사가 있는 인물은 다섯입니다. 베어와 니키, 친구 이안과 세라, 가게 매니저 카터. 매니저는 세라의 아버지이기도 하고요. '원 위시 윌로우' 고객센터 목소리는 감독 본인이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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