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2026
랜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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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관습 열 개, 지킨 것과 뺀 것
여덟 편, 시간대 셋, 시체 넷으로 시작한다. 2016년 네브래스카 러시빌의 고등학교 풋볼 경기장에 방문객 스웨트셔츠를 입은 네 사람이 죽어 있고, 보안관은 그 넷이 누군지 모른다. 여기까지 들으면 어떤 드라마인지 안다. 외지에서 수사관이 오고, 지역 보안관과 부딪히고, 마을은 무언가를 숨긴다. 소도시 살인 미스터리에 짝패 형사물을 얹은 꼴이다. 다른 점은 수사관 둘이 은하계 경찰이고 반지가 하나라는 것. 그래서 이 장르의 관습을 하나씩 세워 두고 이 작품이 어디까지 따라갔는지 재 봤다.
- 첫 장면의 시체. 지켰다. 넷. 그리고 1화 끝에서 하나를 더 올린다. 2026년, 눈 쌓인 같은 경기장 관중석에 베테랑 쪽이 이마에 총을 맞은 채 앉아 있다. 관습대로 시체로 열되, 피해자 명단에 주인공을 넣었다. 그러면 질문이 바뀐다. 누가 죽였나에서,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로.
- 외지인과 보안관의 관할 다툼. 지켰다. 보안관 케리 케인은 관할을 내세워 할 조던을 현장에서 밀어낸다. 비튼 건 할의 대응이다. 그는 술집에서 싸움을 걸어 유치장에 들어가고, 거기서 용의자 옆자리를 얻는다. 체포되는 쪽이 수사관이다. 이 장르에서 수사관이 유치장에 들어가는 건 보통 누명 때문인데, 여기서는 수단이다.
- 안 맞는 두 짝. 지켰다. 다만 둘을 갈라놓는 게 성격이 아니라 비품이다. 반지가 하나라 신참은 두 달 동안 반지를 끼지 못했고, 2화의 비행 수업에서는 날지 못하고 새 한 마리를 만든다. 배터리는 3퍼센트. 베테랑은 신참을 비행기에 태워 집에 있는 랜턴을 가져오게 한다. 심부름이다. 짝패물의 「서로 못 믿는 두 사람」을 이 작품은 「반지 하나를 번갈아 끼는 두 사람」으로 바꿔 놨다. 이 변형은 됐다.
- 두 시간대 교차. 지켰고, 조금 다르게 썼다. 보통은 과거와 현재를 끝까지 번갈아 가며 과거가 현재의 열쇠를 하나씩 내준다. 이 작품은 2016년을 5화에서 끝내고 6화부터 2026년만 간다. 교차가 아니라 이어달리기다. 그래서 중간에 한 번 끝나는 느낌이 나고, 실제로 5화를 보고 이게 마지막 회가 아니었느냐고 쓴 사람들이 있었다.
- 마을이 숨기는 것. 지켰다. 경기장 금속 탐지기가 벨트도 차 범퍼도 잡지 않는다. 할은 영안실에서 시체 네 구를 꺼내 와 탐지기에 민다. 울린다. 외계인 탐지기였다. 목장 주인은 고용주를 밝힐 수 없다는 비밀 유지 계약에 묶여 있고, 그 목장에는 매일 아침 9시 17분에 헬리콥터가 내린다. 소도시 미스터리가 숨기는 건 보통 돈이나 과거인데, 여기서는 설비다.
- 갇힌 악당에게 조언 구하기. 지켰다. 할은 얼음 행성의 감옥에 있는 옛 스승을 찾아간다. 맨헌터에 대해 묻자 그는 「하나라도 남아 있다면, 그건 네가 지금 마주한 두 번째로 큰 위협일 것이다」라고 하고 존 스튜어트에 대해 묻는다. 관습의 정석이다. 깬 건 뒤처리다. 이 악당은 8화 끝까지 사슬에 묶인 채 남는다. 보통 이 자리의 인물은 한 번은 풀려나 마지막 대결의 상대가 되는데, 여기서는 랜턴 하나를 만들어 주고 그 자리에 머문다. 모자랐다.
- 시한. 지켰다. 2화에서 신참이 납치되고, 외계인 쪽은 48시간 안에 맨헌터를 찾아 넘기지 않으면 마을을 치겠다고 한다. 결과도 관습대로 온다. 5화에서 마을 절반이 궤도 사격으로 무너진다. 시한이 지켜지지 않을 때 실제로 값을 치르게 한 건 좋았다. 이 장르는 시한을 걸어 놓고 안 지키는 일이 많다.
- 범인은 가까운 사람. 지켰다. 범인은 보안관이고, 죽은 사람의 연인이다. 비튼 건 순서다. 아들이 먼저 자기가 쐈다고 하고, 어머니를 덮기 위한 거짓이었음이 나중에 드러난다. 가짜 범인 한 명을 거쳐 진범으로 간다. 그 아들이 맨헌터의 피를 받은 아이라는 것도 같은 회에 밝혀지는데, 이건 미스터리의 답이 아니라 설정의 답이라서 두 답이 한 회에 몰린 감이 있다.
- 마지막 대결. 뺐다. 8화에 큰 전투가 없다. 신참은 매를 맞고 반지를 빼앗기고 차에 실려 경기장으로 가고, 거기서 대화를 한다. 보안관과도 대화를 한다. 그리고 후임 랜턴에게 신호를 보내 「너는 별을 맡아라, 나는 흙을 맡겠다」고 한다. 마지막 회 제목이 거기서 나온다. 이 장르에서 마지막 화에 주먹보다 말이 많은 건 드문 선택이고, 그래서 이 선택을 두고 평이 갈렸다.
- 프랜차이즈의 손님. 지켰다. 6화에 후임 그린 랜턴이 온다. 그는 전임자의 살인을 수사하는 게 그림이 나쁘다며 거절하고, 장례식에 쓸 제복과 반지를 가져다주는 데는 동의한다. 손님 출연이 장르 밖에서 들어온 의무라는 건 다들 안다. 이 작품은 그 의무를 관료로 그려서 넘겼다. 그 정도면 됐다.
세어 보면 열 중 아홉을 지키고 하나를 뺐다. 지킨 아홉 중 다섯은 조금씩 비틀었다. 관습을 깨는 드라마가 아니라, 관습을 다 알고 그 안에서 재료만 바꾼 드라마다. 시체는 그대로인데 피해자가 주인공이고, 유치장은 그대로인데 들어가는 쪽이 수사관이고, 금속 탐지기는 그대로인데 잡는 게 외계인이다.
그래서 이 장르 팬은 볼 만하다. 익숙한 틀이 다 있고, 틀마다 뭐가 바뀌었는지 세는 재미가 있다. 반지 하나로 두 사람을 묶은 변형은 이 장르에서 본 적이 없는 것이고, 그것만으로 여덟 편을 끌고 간다. 아닌 사람은, 그러니까 그린 랜턴이라는 이름을 보고 우주와 빛의 구성물을 기대하고 온 사람은 셈이 다를 것이다. 반지가 만든 건 가짜 돈, 새, 방패, 굴착기 정도라는 지적이 있었고, 나도 그보다 많이 세지 못했다. 그 사람에게는 모자랄 것이다.
(덧) 1화는 1996년에 연다. 어린 신참이 텔레비전으로 베테랑의 인터뷰를 보고, 베테랑은 랜턴을 우주의 순찰 경관이라고 부른다. 순찰 경관이 소도시 미스터리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20년이 걸린 셈인데, 이 장르에서 그보다 긴 잠복은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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