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 2026
신인감독 김연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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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트를 지고 나서 이길 확률
두 세트를 내리 진 팀이 그 경기를 이길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번 시즌 첫 경기를 보고 나서 나는 이 질문을 종이에 적어 두고 며칠을 들고 다녔다. 답은 계산하는 사람의 가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 경기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먼저 사실부터 적어 둔다. 상대는 일본 고교 랭킹 1위라는 슈지츠 고등학교였고, 지난 시즌 이 팀이 2 대 3으로 졌던 상대다. 이번 경기의 세트 점수는 18 대 25, 14 대 25, 25 대 21, 25 대 22, 18 대 16. 두 세트를 지고 세 세트를 연달아 이겼다. 숫자는 기사로 확인했다. 아래 계산은 전부 내 가정 위에서 한 것이고, 가정이 틀리면 결과도 틀린다.
계산 1. 예순네 명에서 열세 명
첫 회의 트라이아웃에 예순네 명이 왔고 열세 명이 뽑혔다. 다섯 명 중 한 명꼴이다. 지난 시즌 이 팀에 있던 선수도 예외 없이 다시 시험을 봤는데, 여섯 명이 도전해 네 명이 남았다. 세 명 중 두 명이다. 전체 합격률과 견주면 지난 시즌 선수라는 경력은 합격 가능성을 대략 세 배쯤 올렸다. 세 배는 크지만 보장은 아니었다. 세터 이진과 리베로 구혜인이 떨어졌다.
감독은 그 이유를 「바로 당장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부분, 지금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는 이 문장을 시간의 문제로 읽었다. 첫 경기까지 남은 시간이 짧으면 「앞으로 좋아질 선수」보다 「지금 되는 선수」의 값이 올라간다. 만기가 코앞인 적금 같은 것이다. 만기가 내일이면 이자율보다 오늘 잔고가 중요하다. 이 계산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떨어진 두 사람에게 「기회가 또 올 것」이라고 한 말은, 만기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으로 들렸다.
계산 2. 0 대 2에서 뒤집을 확률
가장 단순한 가정부터. 각 세트를 이길 확률이 반반이라면 세 세트를 연달아 이길 확률은 반의 반의 반, 여덟 번에 한 번이다. 12퍼센트쯤 된다. 낮지만 아주 드문 일은 아니다. 동전을 세 번 던져 전부 앞면이 나오는 정도다.
그런데 처음 두 세트의 점수를 보면 반반이라는 가정이 너무 후하다. 1세트에 이 팀이 딴 점수는 전체 득점의 42퍼센트, 2세트는 36퍼센트였다. 한 번의 공방에서 이길 확률이 그 정도라고 치고 25점 세트를 이길 확률을 따져 보면, 40퍼센트일 때 한 세트를 가져올 확률은 10퍼센트에 못 미친다. 그걸 세 번 연달아 해내야 하니 천 번에 한 번 꼴이 된다. 이쯤 되면 역전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그런데 뒤의 세 세트 점수를 같은 방식으로 보면 이 팀의 득점 비율은 54퍼센트, 53퍼센트, 53퍼센트다. 앞의 두 세트와 뒤의 세 세트는 같은 팀이 한 경기 같지 않다. 계산이 말해 주는 것은 이것이다. 「확률이 낮았는데 운이 좋았다」가 아니라, 「한 번의 공방에서 이길 확률 자체가 중간에 바뀌었다」. 확률이 경기 내내 일정하다는 내 가정이 깨진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그 확률을 바꿨는가. 방송이 보여 준 것은 몇 가지다. 3세트부터 감독이 미들 블로커를 살리는 쪽으로 전술을 바꿨고, 리시브가 흔들리던 인쿠시의 옆을 백채림이 덮도록 지시했으며, 4세트에는 체력을 이유로 이예은과 지민경을 넣었다. 그리고 두 세트를 진 뒤 황연주가 동료들에게 한 말이 있다. 「굳이 내가 다 책임지려고 하지 말자고, 왜 그걸 혼자 책임지고 결정하려 해. 우리가 있는데」. 어느 것이 몇 퍼센트를 올렸는지는 알 수 없다. 넷이 함께 10퍼센트포인트 남짓을 옮겼다는 것만 안다. 커피를 끊어서인지, 일찍 자서인지, 걷기 시작해서인지 모르지만 어느 날 몸이 가벼워진 것과 같다. 따로 떼어 낼 수 없다.
3회의 부제는 「오답노트」다. 지난 시즌 같은 상대에게 졌을 때 주전들의 체력 안배가 문제로 꼽혔다는 기사가 있고, 이번에는 4세트에 교체가 들어갔다. 작품이 자기 계산의 가정을 알고 고쳤다는 뜻으로 읽힌다. 틀린 답을 지우고 다시 푼 것이다.
계산 3. 열다섯 점짜리 세트의 끝
5세트는 15점에 2점 차로 끝난다. 14 대 14가 되면 그때부터는 두 번의 공방을 한 묶음으로 보면 된다. 한쪽이 연달아 두 번 이기면 끝나고, 한 번씩 나눠 가지면 다시 동점이다. 반반이라고 가정하면 한 묶음에서 경기가 끝날 확률은 반이다. 세 번째 동점까지 가는 경우는 넷 중 하나. 이 경기는 거기까지 갔다. 기사에 따르면 슈지츠가 먼저 14점에 닿았고, 이 팀이 블로커 터치아웃으로 따라붙었고, 서브 범실로 한 점을 내준 뒤 상대의 네트 범실로 17 대 16, 마지막은 상대 공격이 선 밖으로 나가면서 18 대 16이었다.
기사대로라면 마지막 두 점은 둘 다 상대의 실수로 났다. 반반의 세계에서 실수는 양쪽에 고르게 떨어져야 하는데, 그날 마지막 두 번은 그렇지 않았다. 여기서 나는 계산을 멈춘다. 이 이상 들어가면 확률이 아니라 핑계가 된다.
경기가 끝나고 감독은 「각본이 없는 것이지 않나. 두 팀이 최선을 다해서 경쟁하고, 거기서 한끗 차이로 이기는 경기」라고 말했다. 한끗이라는 말을 숫자로 옮기면 18 대 16, 두 점이다. 서른네 번의 공방 중 두 번. 6퍼센트 차이다.
어림잡아 셈을 해 보면 이 경기의 역전은 처음 두 세트의 흐름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러니 설명은 숫자 바깥에 있다. 세트 사이에 오간 말, 옆 사람을 덮으라는 지시, 경기 닷새 전에 불러온 마흔 살의 선배가 코트에 들어온 것. 우주는 이런 것에 아무 뜻을 두지 않는다. 공이 선 안에 떨어졌는지 밖에 떨어졌는지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두 점 차이를 보고 울고 웃는 사람이 있고, 그걸 「한끗」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 사람들이 숫자보다 놀랍다.
덧붙임. 다음 경기 상대는 지난 시즌 이 팀의 주장과 세터가 입단한 프로 구단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반반이라고 가정하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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