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 2026

신인감독 김연경 2

작품 페이지에서 댓글 반응 보기 →

여덟 번째 팀이 들어설 자리

지도대장· 2026. 10. 27.· 2,647자

왜 배구팀 하나를 만드는 데 텔레비전 예능이 두 시즌이나 필요할까?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가 가장 오래 붙들고 있던 질문은 코트 위의 승패가 아니라 이것이었다. 선수들과 감독 한 사람이 모여도 팀은 생기지 않는다. 팀이 서려면 돈을 낼 회사와, 경기를 할 체육관과, 그 팀을 받아 줄 리그가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코트 밖에 있고, 카메라는 그 바깥을 자주 보여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바깥의 사정을 따로 찾아보고 나서 다시 화면으로 돌아왔다.

그때

여자 프로배구에 마지막으로 새 팀이 들어온 것은 2021년이다. 그해 4월 연맹이 저축은행 하나의 창단을 승인했고, 그 전까지 여자부는 10년 동안 여섯 팀이었다. 가입비와 특별기금을 합쳐 20억 원을 내고, 신인 선발에서 먼저 뽑을 권리를 받고, 다른 팀의 보호 선수 아홉 명을 뺀 선수 가운데 한 명씩을 데려오는 조건이었다. 숫자만 보면 할 만해 보인다. 그런데 그 뒤로 5년 동안 여덟 번째 팀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이 끝났을 때 사정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1회에서 제작진이 감독과 마주 앉아 지난 몇 달을 정리하는 장면이 있다. 금융·핀테크·플랫폼 쪽 회사 열 곳 남짓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감독은 지난 시즌에 고생을 많이 했으니 안 될 수가 없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 말은 반쯤 농담이고 반쯤은 기대였을 것이다. 열 곳이면 많다. 집을 내놓았는데 열 집이 보러 왔다면 누구라도 곧 계약이 되리라 생각한다.

신인감독 김연경 2 포스터

지금

그런데 집을 보러 온 사람이 다 계약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장면에서 제작진은 연초에 전쟁이 터지면서 회사들이 어려워졌고, 기존 프로팀 하나가 해체되면서 분위기가 더 나빠졌다고 말한다. 이 두 문장은 방송에서 짧게 지나가지만, 기사로 확인해 보면 올해 여자배구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2021년에 들어온 그 팀은 모기업 사정으로 해체 수순을 밟았고, 인터넷 방송 플랫폼 회사가 선수단을 받아 새 이름으로 6월 2일 연맹의 가입 승인을 얻었다. 팀 수는 일곱으로 그대로지만, 「새 팀을 만드는 돈」보다 「있는 팀을 지키는 돈」이 먼저 문제가 된 한 해였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새 팀은 이번 시즌 원더독스의 상대 가운데 하나로 예고돼 있다.

이 사정을 알고 나면 1회의 창단 회의가 달리 보인다. 제작진이 꺼낸 답은 회사가 팀을 통째로 사는 것이 아니라, 팀에 회사 이름을 붙이고 운영비를 대는 방식이었다. 집을 사는 대신 간판에 이름을 올리고 월세를 내는 셈이다. 감독은 거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 팀이 생기는 것도 좋지만 오래 유지되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니냐고, 이슈 때문이 아니라 선수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연락해 주면 좋겠다고. 내가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사로 꼽는 대목이다. 2021년의 조건표에는 팀을 만드는 값만 있었고 팀을 지키는 값은 없었다. 올해의 해체는 그 빈칸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 준 사건이고, 감독의 말은 그 빈칸을 본 사람의 말이다.

2회의 첫 영상 미팅도 같은 선 위에 있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많은 회사가 원더독스를 창단하고 싶어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전술 이야기가 아니다. 이 팀의 연습은 상대 팀을 향한 것이면서 동시에 아직 나타나지 않은 구단주를 향한 것이다. 공간으로 보면 이 팀의 코트는 한쪽 벽이 뚫려 있다. 그 벽 너머에 회사 사람들이 앉아 있다고 치고 뛰는 것이다.

그 벽 너머의 사정을 하나 더 보자. 지난해 가을 전북의 한 도시에서 이 팀을 연고팀으로 데려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기사가 있다. 그 도시는 2023년에 20년 넘게 있던 프로농구팀을 다른 도시로 떠나보냈고, 올해 6천 석 규모의 새 체육관을 짓는다. 사업비는 652억 원이다. 체육관은 있는데 팀이 없는 도시와, 팀은 있는데 체육관도 구단주도 없는 선수들이 같은 해에 같은 나라 안에 있다. 두 빈자리가 서로를 찾을지는 아직 모른다.

이렇게 보고 나서 다시 경기 장면으로 돌아오면, 2회에서 경기 닷새 전에 들어온 마흔 살의 선수가 다르게 보인다. 은퇴하고 일반인으로 살아 보고 싶어서 운동을 하나도 안 하고 쉬다 왔더니 현역 때보다 세 배는 힘든 것 같다고 그 선수는 말한다. 지난 시즌에는 없던 영입 제도가 이번 시즌에 생겼고, 그 제도의 첫 사용이 은퇴한 선수를 다시 코트에 세우는 일이었다. 제도는 사람을 움직인다. 선수가 뛰고 싶어서 온 것도 맞지만, 그 자리가 비어 있었기 때문에 올 수 있었던 것도 맞다.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뒤쪽이 조금 더 크다고 본다. 아마 절반만 맞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니까 이 프로그램을 「감독의 성장기」나 「선수들의 재도전」으로만 보면 절반을 놓친다. 나머지 절반은 2021년의 조건표와 2026년의 해체와 어느 도시의 빈 체육관이다. 그 사정 안에서 선수들이 공을 때리고 있다. 이기면 창단에 가까워지고 지면 멀어진다는 규칙은 선수들이 정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주어진 벽 안에서 뛰고 있을 뿐이고, 벽을 세운 것은 리그와 회사와 그해의 경기 사정이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간다. 배구팀 하나에 두 시즌이 든 이유. 첫 시즌은 선수를 보여 주는 데 썼고, 두 번째 시즌은 그 선수를 받아 줄 자리가 비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데 쓰고 있다. 자리가 생길지는 방송이 끝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나는 그 결말보다, 자리가 없는 상태로 경기를 하는 사람들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더 오래 보게 될 것 같다.

댓글

0 / 1,000

아직 댓글이 없어요. 첫 댓글을 남겨 주세요

신인감독 김연경 2의 다른 리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