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4)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
작품 페이지에서 댓글 반응 보기 →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115개에 있어요.
시작부터 고백할게요. 이 영화 보는 내내 손에 땀이 났어요. 자전거 영화인 줄 알았는데 (포스터만 보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93분짜리 달리기였고, 뛰는 사람은 화면 속 남자인데 숨은 제가 찼어요. 배경 음악이 한 곡도 없어요. 그래서 더 그래요. 바퀴 소리, 앱 알림 소리, 버스 문 닫히는 소리가 음악 자리를 다 차지해요. 그런데 제가 오래 붙들린 장면은 자전거 위가 아니었어요. 밤에 쉼터에 도착해서 침대를 받는 장면, 그리고 전화 한 통이에요. 둘 다 아주 조용한 장면이에요. 그 두 장면이 왜 저를 붙들었는지는 제 옛날 밤 하나를…

결론부터 말한다. 이 영화는 당신을 위로하지 않는다. 위로받으려고 틀었다면 93분 뒤에 더 지쳐 있을 것이다. 그래도 볼 사람은 있다. 누가 봐야 하고 누가 피해야 하는지 아래에 가른다. 앞부분은 결말을 건드리지 않는다. 뒤에 선을 긋고 나서 결말을 말한다. 먼저 틀만 적는다. 기니에서 온 남자가 파리에서 자전거로 음식을 배달한다. 자기 이름으로는 일할 수 없어서 남의 배달 계정을 빌려 쓴다. 이틀 뒤에 난민 심사 인터뷰가 있다. 영화는 그 이틀을 따라간다. 배경 음악이 없다. 들리는 것은 자전거 바퀴, 자동차, 배달 앱 알림, 사…

남자가 소매를 턴다. 이 영화의 첫 동작이다. 마지막 동작은 건물을 나오는 것이다. 그 사이에 93분이 있다. 나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만 적는다. 둘은 같은 건물에서 일어난다. 들어간 남자 대기실이다. 의자가 줄지어 있고 사람들이 앉아 있다. 모두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남자는 흰 셔츠를 입었다. 셔츠는 희다. 소매 끝에 얼룩이 하나 있다. 남자는 손으로 그 얼룩을 턴다. 그때 이마가 보인다. 이마에 상처가 있다. 아직 아문 상처가 아니다. 옆에 앉은 사람들도 같은 것을 기다린다. 같은 건물에서 같은 질문을 받을 사람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