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 2013
나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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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두 시간 동안 늘어나는 집
혼자 사는 사람의 집을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 열세 해를 넘겼다. 그동안 혼자 사는 사람은 얼마나 늘었을까. 이 질문을 들고 숫자를 몇 개 꺼내 본다. 나는 계산을 좋아하지만 자주 틀린다. 아래 숫자는 그 점을 감안하고 읽어 주면 좋겠다.
「나 혼자 산다」는 2013년 3월 22일에 시작했다. 공식 소개문의 첫 줄은 「대한민국 1인 가구 453만 시대」다. 소개문은 연예계도 셋 중 하나가 1인 가구라고 덧붙인다. 2026년 10월 30일에 671회가 나갔다. 매주 금요일 밤 열한 시 십 분에 시작해 새벽 한 시에 끝난다.
계산 1. 방송 한 회 동안 생기는 혼자 사는 집
국가데이터처가 2025년 12월에 낸 통계에서 2024년 1인 가구는 804만 5천 가구다. 소개문의 453만에서 약 350만이 늘었다. 453만이 어느 해 숫자인지 소개문은 밝히지 않는다. 2012년이나 2013년 통계일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면 열한 해 남짓 동안 350만이 늘었으니 한 해에 어림잡아 32만, 하루에 870가구쯤 된다. 방송 한 회가 백십 분이니, 그 두 시간 동안 전국에서 예순대여섯 집이 새로 혼자 사는 집이 된다. 물론 이것은 평균을 하루에 고르게 펴 바른 숫자고, 실제로는 이사하는 날과 조사하는 날이 따로 있다. 그래도 방향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 회를 내보낼 때마다 시청자 후보가 수십 집 늘어났다.
전체 가구 가운데 비중은 36.1퍼센트다. 소개문이 연예계의 특징으로 꼽았던 「셋 중 하나」가 이제 나라 전체의 숫자가 됐다. 2013년에는 특이한 직업군의 사정이었던 것이 2024년에는 평균이다. 프로그램이 길어서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다만 프로그램이 그 변화 위에 떠 있었던 것은 맞다. 소개문은 아직 453만이라고 적혀 있는데, 화면은 이미 특이한 사람이 아니라 평균의 사람을 찍고 있다. 프로그램이 그걸 알고 그대로 두는지, 고칠 틈이 없었는지는 모른다.
계산 2. 남의 집에서 보낸 시간
671회에 한 회 백십 분을 곱하면 7만 3천 분이 넘는다. 시간으로 1,230시간, 날로 치면 51일이다. 초기에는 방송 시간이 지금보다 짧았을 수 있으니 실제는 이보다 적을 것이다. 첫 회부터 빠지지 않고 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열세 해 동안 50일 가까이를 남의 집 안에서 보냈다. 열세 해는 약 4,970일이므로 전체의 1퍼센트쯤이다. 1퍼센트는 작아 보인다. 그런데 하루 24시간의 1퍼센트는 14분이고, 매일 14분씩 모르는 사람의 주방과 침실을 들여다본 셈이다. 그 정도면 이웃보다 가깝다.
그 집들이 어떤 집인지 최근 회차 몇 개로 본다. 10월 23일에는 망원동 집이 나왔다. 집주인은 혼자 산 지 7년, 망원동에 4년이다. 고양이 둘, 뱀 하나, 도마뱀 하나, 소라게 하나가 함께 산다. 다섯 마리다. 닭가슴살을 하루 양만큼 나눠 담고, 여섯 달 동안 몸무게를 13킬로그램 늘렸다고 했다. 여섯 달에 13킬로그램이면 한 달에 2킬로그램 남짓, 하루로 나누면 70그램이다. 하루 70그램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여섯 달이 쌓이면 사람들이 알아본다. 혼자 사는 사람의 변화는 대개 이런 속도로 온다고 나는 짐작한다.
10월 9일에는 두 집이 나왔다. 한 집에서는 집주인이 밥 소믈리에 자격증 시험을 봤다. 16년 만에 아침 공복을 감수했다고 했고, 한 번에 붙었다. 그 뒤 첫 손님에게 LA갈비김치찜을 차려 냈다. 말로 표현을 잘 못해서 밥으로 마음을 전한다고 그는 말했다. 다른 집은 새로 들어간 방 셋짜리 집이었다. 작업실이 따로 있고, 책장은 직접 만들었다. 13년 된 친구가 자기가 그린 그림을 들고 집들이에 왔다.
계산 3. 혼자인 시간과 함께인 시간
세 집을 보고 알게 된 것이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의 방송 분량 중 상당 부분이 혼자가 아니다. 집들이 손님, 첫 손님, 다섯 마리. 8월 28일 방송에서는 한 집주인이 공방에 가서 스무 시간을 들여 안경을 만들었는데, 하나는 자기 것이고 하나는 아버지 것이었다. 스무 시간은 이 프로그램 열한 회 분량이다. 그 시간의 결과물 절반이 다른 사람에게 간다.
같은 통계에서 1인 가구의 48.9퍼센트가 자주 또는 가끔 외롭다고 답했다. 전체 가구보다 10.7퍼센트포인트 높다. 둘 중 하나다. 나머지 둘 중 하나는 외롭지 않다고 답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계는 어느 쪽이 화면에 나오는지 가리지 않는다. 화면에는 손님을 부르는 쪽, 안경을 둘 만드는 쪽, 다섯 마리를 먹이는 쪽이 자주 나온다. 그것이 선택인지 편집인지 나는 알 수 없다. 틀릴 수 있지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우주에는 1인 가구라는 범주가 없다. 사람이 세어서 만든 칸이다. 453만이 804만이 되는 동안 칸의 크기만 바뀌었고, 칸 안에서 밥을 짓고 책장을 짜고 뱀을 기르는 일은 숫자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금요일 밤에 사람들은 그 들어가지 않은 것을 보려고 두 시간을 쓴다. 숫자에 안 들어가는 것을 보는 데 시간을 쓰는 것. 그게 사람이 하는 일이고, 나는 그 일을 매번 다시 놀라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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