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 2026
언니네 산지직송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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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킬로그램에 만 원
1년에 15일.
통영 견내량의 돌미역은 그 기간에만 딴다. 제작진이 그렇게 설명했다. 자연산이라 양식처럼 줄을 걷어 올리는 일이 아니다. 배 위에서 6.3미터짜리 틀잇대를 바다에 넣고 바위에 붙은 미역을 감아 올린다. 미역이 붙으면 틀잇대는 30에서 40킬로그램이 된다. 염정아와 김선영이 그것을 끌어 올렸다. 둘 중 누군가 여기가 산부인과냐고 말했다. 힘을 주다가 나온 소리였을 것이다.
일터로 가는 길에 강유석이 먼저 알아봤다. 어머니들이 미역을 손질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그날 일은 그렇게 정해졌다.
배에 오르기 전에 추첨을 했다. 긴 미역을 뽑은 노윤서와 강유석은 작은 배, 짧은 미역을 뽑은 염정아와 김선영은 큰 배였다. 노윤서가 따졌다. 미역이 길면 큰 배를 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염정아가 답했다. 제작진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 그 한마디가 이 사 남매의 노동 규칙이다. 시키는 대로 한다. 그러고 나서 먹는다.
미역은 다음 날 솥밥이 되었다. 염정아는 돌미역 솥밥을 처음 지었다. 불 조절을 걱정했다. 밥은 됐다. 파육개장이 같이 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밥을 먹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밥을 벌어 오는 프로그램이다.
첫 산지는 통영 멍게였다. 멍게는 바다 속 줄에 붙어 자란다. 한 봉에 150킬로그램이다. 크레인으로 끌어 올린다. 바다에서 올라온 멍게 줄을 보고 멤버들이 CG 같다고 했다. 육지 선별장에서 염정아가 진두지휘를 했다. 노윤서는 손이 야물었다. 강유석은 선별장의 80대 할머니와 금세 친해졌고 배를 몰 때는 선장 노릇을 했다. 김선영은 수다를 맡았다. 그날 저녁에 염정아가 멍게 된장찌개와 섞박지를 냈다. 강유석은 매운 연기 속에서 대패삼겹살과 멍게를 구웠다. 누군가 곱창 같다고 했다.
멍게 150킬로그램 한 봉이 얼마인지 방송은 말하지 않았다. 대신 그 봉을 올린 사람들이 그날 밤 멍게를 구워 먹는 것을 보여 줬다.
하동에서는 강에 들어갔다. 섬진강 재첩은 거랭이로 긁는다. 쇠로 된 그물 갈퀴다. 무게가 약 15킬로그램이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며 강바닥의 모래를 긁어 재첩을 건진다. 이 방식은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올라 있다. 현지에서 오래 한 사람이 거의 고행 수준이라고 했다. 조업비는 재첩 1킬로그램에 1만 원이다. 강유석이 자기 몫으로 10킬로그램을 캐겠다고 했다. 염정아는 몸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염정아, 김선영, 노윤서는 거랭이 무게에 곡소리를 냈다.
1만 원. 15킬로그램 쇠를 들고 강을 거슬러 올라 1킬로그램을 긁으면 1만 원이다. 10킬로그램이면 10만 원이다. 강유석이 그 돈을 채웠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날 저녁은 양식당이었다. 강유석이 지리산 흙돼지로 돈가스를 튀겼다. 재첩은 클램차우더에 들어갔다. 염정아는 깍두기를 40인분 담갔다. 네 사람이 먹을 양이 아니다. 대용량 반찬을 담그는 주방에서는 손맛과 시간 관리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염정아는 둘 다 했다.
여수에서는 고추밭이었다. 200평. 폭염. 사 남매와 게스트 정상훈이 고추를 땄다. 11망, 55킬로그램. 조업비 22만 원. 강유석은 집에 고추밭이 있다고 했다. 손이 빨랐다. 노윤서도 빨랐다. 누군가 말했다. 맵고 덥고 난리도 아니라고. 고추를 따면 손에 매운 것이 묻는다. 그 손으로 땀을 닦았을 것이다.
22만 원을 다섯으로 나누면 4만 4천 원이다. 한나절 품삯이다.
그날 저녁 정상훈이 감자전을 부치고 차돌시래깃국을 끓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요리를 했다고 했다. 38년이다. 염정아는 하동에서 받아 온 묵은지에 닭고기 2.2킬로그램을 넣고 닭볶음탕을 했다. 김선영이 이 프로그램에서 먹은 것 중 톱인 것 같다고 했다. 고추를 55킬로그램 딴 날의 저녁이었다.
마지막 조업은 정치망이었다. 24톤급 배. 축구장 열 배 크기의 그물. 기온은 36도에 가까웠다. 선장이 말했다.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염정아가 긴장했다. 김선영도 무서워했다. 그물이 올라오자 병어와 문어가 나왔다. 노윤서가 큰 생선을 잡아 다뤘다. 사 남매는 초심을 다짐했다고 기사는 적었다. 초심이 무엇인지는 적지 않았다. 아마 첫 회 멍게 선별장의 손일 것이다.
그날 밥상에 전어구이, 문어 숙회, 특대형 병어조림이 올랐다. 전어는 앞서 새벽 조업에서, 병어와 문어는 그날 정치망에서 나왔다. 염정아가 조렸다. 네 사람과 정상훈이 먹었다. 밥상 위의 것은 전부 그날과 그 전날 몸으로 건진 것이었다.
열두 회 동안 사 남매가 손에 쥔 것을 적는다. 크레인 줄, 틀잇대, 거랭이, 그물. 들어 올린 무게는 멍게 한 봉 150킬로그램, 미역 붙은 틀잇대 40킬로그램, 거랭이 15킬로그램, 고추 55킬로그램. 받은 돈은 재첩 1킬로그램에 1만 원, 고추밭 하나에 22만 원.
제철 밥상이라는 말은 가볍다. 밥상에 오른 것의 값은 몸이 치렀다. 그 값이 1킬로그램에 만 원이면 싼 것인지 비싼 것인지,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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