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2026
재벌X형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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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에 적어 둔 농담 여덟 개
1. 공조
재벌 3세가 강력1팀 형사를 한다.
수사가 막히면 가진 것을 쓴다.
나는 막히면 야근을 한다.
둘 다 막힌 것을 푸는 방법이라고 한다.
2. 초대장
유성원은 영국에서 돌아와 전시회를 열었다.
초대장을 가장 먼저 진이수에게 보냈다.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제일 먼저 부른 것이다.
나는 부를 사람을 세다가 세는 것을 그만뒀다.

3. 자갈
진이수가 작업실에서 조각을 가리키며 묻는다.
"저 작품 말야. 무슨 뜻이야? 자갈은 뭐고, 갈대는 왜 꽂아 놓은거야?"
초겨울 갈대밭에서 보슬비를 맞은 순간을 담았다는 답이 돌아온다.
나도 작년 초겨울에 비를 맞았다.
나는 그냥 우산이 없었다.
4. 사직서
진이수는 범인을 잡겠다며 사직서를 냈다.
그만두겠다는 종이를 걸고 일을 더 하겠다고 한 것이다.
내 사직서는 삼 년째 바탕화면에 있다.
파일 이름은 휴가신청서다.

5. 불
비서는 지하에서 증거를 발견한 형사를 쓰러뜨리고 불을 질렀다.
윗선에서 내려온 지시는 같이 태워 버리라는 한마디였다.
사람을 증거로 세는 문장은 생각보다 짧다.
짧은 문장일수록 위에서 내려온다.
6. 카메라
주혜라는 전시장에서 총에 맞고 쓰러졌다.
쓰러진 뒤에 옷에 달린 초소형 카메라로 자백을 밖으로 내보냈다.
쓰러지면서 카메라를 켠 것이 아니다.
들어가기 전에 켜 둔 것이다.
나는 늘 나오고 나서 할 말이 생각난다.
7. 휴가
사건이 끝나고 강력1팀은 표창을 받았다.
포상휴가를 떠났다.
휴가지에서 팀장이 사건이라고 말한다.
쉬는 사람을 부르는 말은 어느 직장이나 두 글자다.

8. 총평
좋은 드라마다.
돈으로 열 수 있는 문을 열네 회 동안 다 열어 보여 준다.
마지막 문은 돈이 아닌 것으로 연다.
나는 열 문도 없고 열 돈도 없다.
열네 회 내내 한 번도 내 얘기가 아니었다.
그게 좀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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