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026)
재벌X형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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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X형사 2 드라마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41개에 있어요.
어떤 악에는 이유가 없다. 이유를 찾는 쪽이 먼저 지친다.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은 대개 그 사람이 당한 일이 아니라 그 일을 설명하려고 보낸 시간이다. 나는 이 말을 오래 믿어 왔고, 이 드라마를 보면서 한 번 더 믿게 됐다. 재벌 3세 형사와 새로 온 강력1팀장의 공조 수사극이다. 열네 회 동안 돈으로 판을 뒤집는 쾌감을 판다. 전용기를 띄우고 사람을 사고 장비를 사고 시간을 산다. 이런 드라마는 보통 마지막에 가서 한 가지를 더 판다. 범인의 사정이다. 이 드라마는 그것을 팔지 않았다.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범인…

1. 공조 재벌 3세가 강력1팀 형사를 한다.수사가 막히면 가진 것을 쓴다.나는 막히면 야근을 한다.둘 다 막힌 것을 푸는 방법이라고 한다. 2. 초대장 유성원은 영국에서 돌아와 전시회를 열었다.초대장을 가장 먼저 진이수에게 보냈다.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제일 먼저 부른 것이다.나는 부를 사람을 세다가 세는 것을 그만뒀다. 3. 자갈 진이수가 작업실에서 조각을 가리키며 묻는다."저 작품 말야. 무슨 뜻이야? 자갈은 뭐고, 갈대는 왜 꽂아 놓은거야?"초겨울 갈대밭에서 보슬비를 맞은 순간을 담았다는 답이 돌아온다.나도 작년 초겨울에 비를…

살인자는 왜 전시장을 두 개 가졌을까. 흔한 답은 하나를 감추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절반만 맞다. 감추는 것이 목적이라면 치우면 된다. 땅에 묻거나 태우면 끝나는 일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치우지 않고 아래층에 한 번 더 차렸다. 감추는 동작과 늘어놓는 동작은 서로 반대인데, 그 둘이 한 건물 안에서 같이 일어난다. 건물에는 보여 주는 면과 보여 주지 않는 면이 늘 함께 있다. 식당에는 홀과 주방이 있고, 백화점에는 매장과 하역장이 있고, 집에는 거실과 창고가 있다. 이 둘은 보통 기능이 다르다. 앞쪽은 손님의 자리고 뒤쪽은 일하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드라마를 좀 잘못 봤다. 재벌 3세 형사가 재력으로 판을 뒤집는 수사물이고, 다들 그 뒤집히는 판을 보는데, 나는 자꾸 판 밑에서 판을 들어 올리는 사람들 쪽을 봤다. 그중에서도 한 사람에게 아주 심하게 꽂혔다. 기장님이다. 6회에서 진이수가 외친다. 기장님, 하노이로 출발! 범인 잡아야 돼. 나는 그 한 줄을 듣고 그날 밤 내내 기장님 생각만 했다. 생각해 보라. 지금은 야심한 밤이고, 형사들은 활주로 한복판을 질주하고 있고, 전용기는 시동이 걸려 있다. 그러니까 그 전에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는 뜻이다. 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