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06)
시간을 달리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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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94개에 있어요.
열일곱 살 콘노 마코토는 과학준비실 바닥에 떨어진 호두 모양 물건 위로 넘어집니다. 그날 건널목에서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자전거째 기차 앞으로 떨어지죠. 죽지 않습니다. 몇 분 전으로 돌아가 있어요. 박물관에서 옛 그림을 복원하는 이모 요시야마 가즈코는 그걸 타임 리프라고 부릅니다. 네 또래 여자애들한테 흔히 있는 일이라고도 하고요. 마코토에게는 방과 후에 같이 야구를 하는 친구가 둘 있습니다. 마미야 치아키와 쓰다 고스케죠. 이 셋의 한 계절이 영화의 전부입니다. 원작은 쓰쓰이 야스타카가 1965년부터 이듬해까지 연재한 소설입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이야기라고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해요. 되돌려서 뭘 하겠어요. 죽은 사람 살리고, 못 한 고백 하고, 그러다 울고. 그 틀을 벗어나는 걸 잘 못 봤거든. 이게 이십 년 전 일본 만화 영화고, 한 시간 반 조금 넘는 길이예요. 명작이라고들 하길래 그 말도 좀 의심했어요. 그런 말이 붙은 것치고 보고 나서 남는 게 없는 경우가 많잖아. 만화 영화라서 더 의심했어요. 그림이 예쁘면 이야기가 얇아도 넘어가 주게 되거든. 그런데 이 영화는 그걸 안 하더라고. 열일곱 살 여자애가 과학실에서 넘어졌다가 시간을 되돌리는 재주가 생겨…

나는 보낸 메시지를 지우는 기능을 자주 쓴다. 보내고, 다시 읽고, 지운다. 오타를 지우고, 너무 빨리 보낸 답을 지우고, 보내 놓고 보니 안 보내도 됐을 말을 지운다. 지우면 없던 일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상대의 화면에는 메시지가 삭제되었다는 한 줄이 남는다. 없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웠다는 일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되돌리기는 공짜가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꽤 늦게 알았다. 그런 내게 이 영화는 되돌리기의 청구서를 보여 주는 영화다. 되돌리기로 시작해 보내 주기로 끝나는 영화다. 열일곱 살 마코토는 어느 날 과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