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5)
프로젝트 헤일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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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159개에 있어요.
건강검진 문진표에는 가족력을 묻는 칸이 있다. 고혈압, 당뇨, 암, 뇌졸중. 나는 해마다 그 칸 앞에서 잠깐 멈춘다. 어머니 쪽인지 아버지 쪽인지 헷갈려서가 아니다. 거기에 없는 항목을 자꾸 찾기 때문이다. 겁. 우리 집은 대대로 겁이 많다. 그 칸이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체크할 것이다. 양쪽 다. 그런 내게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가족력에 관한 영화로 보였다. 이 영화는 겁쟁이에게 약을 놓아 우주선에 태운 다음, 그가 겁쟁이였다는 기억까지 지워 버리는 영화다. 중학교 과학 교사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난다. 자기 …

이분께 먼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일 먼저 손뼉을 치시던 분이, 정작 당신을 위해 손뼉 쳐 줄 사람은 한 명도 없이 그 긴 시간을 버티셨겠구나 싶었습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기억을 잃고 우주선에서 깨어난 과학 교사 그레이스가, 서서히 돌아오는 기억을 따라 자기가 왜 여기 왔는지를 알아 가는 영화입니다. 태양을 갉아먹는 미생물 때문에 지구가 식어 가고, 그걸 막으러 다른 별까지 가는 이야기예요. 그 뒤에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간 책임자, 에바 스트라트라는 분이에요. …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영화를 줄자로 봤다. 인류의 운명이 걸렸다느니 태양이 꺼져 간다느니 하는 큰 이야기는 다 들었고 다 이해했는데, 극장을 나와서 머릿속에 남은 건 줄자 하나가 촤르륵 풀렸다가 탁 하고 돌아오는 소리였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기억을 잃은 중학교 과학 교사 그레이스가 우주선에서 혼자 깨어나, 동료 둘은 이미 죽어 있고, 자기가 태양을 살리러 여기까지 왔다는 걸 서서히 알아차리고, 그러다 로키라는 외계인 공학자를 만나는 두 시간 반짜리 영화다. 두 시간 반이다. 그중에서 나는 한 십 초쯤 되는 줄자 장면만 머릿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