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5)
노보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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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케인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160개에 있어요.
로스코, 너 그날 왜 갔냐. 「노보케인」 보고 나서 자꾸 그게 궁금하더라고. 주인공은 네이선인데, 나는 네이선보다 네가 더 걸렸거든. 네이선은 아프지를 않잖아. 끓는 기름에 손을 넣어도, 다리에 화살이 박혀도 모르는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 무서운 데 들어가는 건 그러려니 해. 근데 너는 아프잖아. 아픈 사람이 갔잖아. 정리부터 해 보자. 너는 네이선이랑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사이지.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네이선한테는 친구라고 부를 사람이 너 하나였다더라. 은행이 털리고 셰리가 끌려가고, 네이선이 혼자 강도들을 쫓다가 너한테 와…

결론부터 말한다. 「노보케인」은 액션 코미디가 관객과 맺는 약속을 전반부에 꼼꼼히 지키고, 후반부에 두 번 어긴다. 그리고 나는 어긴 쪽을 편든다. 약속 모름지기 액션 코미디란 관객에게 두 가지를 동시에 주겠다는 계약이다. 하나는 주인공의 몸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조마조마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망가짐을 보며 웃는 것이다. 고통은 무겁고 웃음은 가볍다. 무게가 다른 둘을 같은 장면 안에 넣는 일이 이 장르의 기술이며, 그 기술이 통할 때 관객은 손으로 눈을 가린 채로 웃는다. 여기에 조항이 하나 더 붙는다. 구출의 약속이다. …

고백부터 한다. 나는 초대를 받으면 일단 거절할 핑계부터 찾는 사람이다.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가서 어색하게 서 있을 내가 먼저 보여서다. 그러고는 그날 밤 집에서 남들이 올린 사진을 넘겨 보며 괜히 갔어야 했다고 중얼거린다. 네 문장 안에 끝내기로 했으니 고백은 여기까지다. 이런 사람이 「노보케인」을 보면 한 인물이 눈에 걸린다. 네이선 케인. 은행 부지점장이고, 태어날 때부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병을 안고 산다. 그래서 그의 하루는 조심으로 짜여 있다. 혀를 씹을까 봐 부드러운 것만 먹고, 집 안의 뾰족한 모서리마다 테니스공…

질문은 이것이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가 주인공인 액션 영화에서, 관객은 무엇을 걱정해야 하는가. 주인공이 다칠까를 걱정할 수는 없다. 그는 다쳐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긴장은 어디서 오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줄거리를 조금 충실하게 적어 둔다. 반론과 변호가 모두 이 줄거리에 기대기 때문이다. 네이선 케인은 은행 부지점장이다. 선천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희귀 질환을 갖고 있고, 학창 시절 친구들은 치과 마취제 이름을 따서 그를 노보케인이라 불렀다. 그는 혀를 씹을까 봐 부드러운 음식만 먹고, 세 시간마다 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