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7)
애덤: 에피소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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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에피소드 3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에 있어요.
나는 확신에 찬 목소리에 약하다. 누가 낮고 또렷한 소리로 「이건 이렇습니다」 하면 근거를 묻기 전에 고개부터 끄덕인다. 정수기 영업 사원한테 두 번 졌고, 친구가 「무조건 돼」라고 한 중고차는 보지도 않고 계약금을 보냈다. 틀린 걸 알고도 그 자리에선 반박을 못 하고 집에 와서 이불을 찬다. 그래서 이 영화가 좀 그랬다. 9분짜리 단편인데 내 약점을 정확히 찌르는 사람이 하나 나온다. 예언자라고 불리는 남자다. 「애덤: 에피소드 3」은 2017년 11월 30일에 공개된 9분짜리 단편이다. 게임 엔진으로 실시간 렌더링해 만들었고, …

누군가에게 머물 곳을 부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하룻밤이든 한 달이든, 그 부탁을 꺼내기까지 마음속에서 몇 번을 접었다 폈는지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 거예요. 「애덤: 에피소드 3」은 그 부탁으로 시작하는 9분짜리 영화입니다. 가면을 쓴 지친 여자 메리언이 폐허를 걸어 어느 마을에 닿고, 그 마을의 우두머리에게 머물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우두머리는 예언자라 불립니다. 저는 오늘 이 두 분의 관계만 보려고 해요. 먼저 세계를 조금만 설명하겠습니다. 이 연작은 사람의 의식을 기계 몸에 옮기는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앞선 두 편이 그렇게…

3만 5천 장. 이 연작의 땅을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찍은 사진의 수다. 캘리포니아의 한 광산에서 흙과 바위와 버려진 물건을 사진으로 찍어 그대로 입체로 옮겼다. 그러니까 「애덤: 에피소드 3」의 폐허는 그려진 폐허가 아니라 찍힌 폐허다. 9분짜리 영화의 바닥에 그만큼의 사진이 깔려 있다. 이 글은 이 영화를 그 영화가 만들어진 해에 놓고 본다. 2017년, 그리고 그로부터 아홉 해가 지난 지금. 그때 2017년 가을, 한 영화감독이 그해 세운 작은 스튜디오가 짧은 영화들을 유튜브와 게임 판매 사이트에 올리고 있었다. 긴 영화로 키…

한 남자가 말을 하려고 한다. 목소리는 끊기고 갈라져서 말이 되다 만다. 앞에 선 여자는 그의 누이다. 그는 누이를 알아본다. 그리고 이 장면은 9분짜리 영화의 거의 끝에서 몇 초 만에 지나간다. 「애덤: 에피소드 3」은 게임 엔진으로 실시간 렌더링해 만든 단편이다. 죄수들의 의식이 기계 몸으로 옮겨진 세계, 성벽 도시 밖으로 쫓겨난 기계들의 이야기가 앞선 두 편이었다면 이번 편은 그 기계들이 아니라 사람들 쪽을 본다. 가면을 쓴 지친 여자 메리언이 폐허를 헤매다 기술을 버리고 사는 생존자 무리에 닿는다. 무리의 우두머리는 예언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