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2017

나쁜 대통령: 기름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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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 열 개, 3분

활보러· 2026. 10. 28.· 2,127자

이 설정으로 가는 길을 열 개로 세어 봤다. 무능한 지도자, 집무실, 위기, 담화. 이 작품은 그중 여섯을 그대로 따르고, 둘을 비틀고, 둘은 하지 않았다. 3분 12초짜리 단편에 체크리스트를 들이대는 것이 과한 일이라는 것은 안다. 그래도 세어 봤다. 세어 보면 보이는 것이 있다.

  • 위기는 크고 지도자는 작다. 지킴. 대형 기름 유출이 터졌고, 대통령은 전날 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 위기의 크기와 사람의 크기를 반비례시키는 것이 이 장르의 첫 번째 공식이고, 이 작품은 그 공식을 첫 장면에서 다 써 버린다.
  • 무대는 방 하나다. 지킴. 백악관 집무실. 3분 동안 다른 곳으로 가지 않는다. 예산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권력을 방 하나에 가두는 것은 이 장르가 오래 써 온 수법이다.
  • 담화가 축이다. 지킴. 국민을 안심시키는 말을 해야 하는 자리이고, 그 말을 할 마음이 없다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다. 담화를 앞둔 시간이 곧 러닝타임이다.
  • 참모는 유능하고 보스는 무능하다. 비틂. 비서실장, 메리, 더글러스라는 세 사람이 더 나온다. 보통 이들은 제동 장치 노릇을 하는데, 여기서는 혼나는 쪽이다. 센트럴파크를 왜 못 샀느냐고 질책당한다. 제동 장치가 아니라 샌드백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유능한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3분 안에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 사치의 목록이 농담의 재료다. 지킴. 센트럴파크 구매, 전용기에 놓을 물미끄럼틀. 목록은 둘이고, 둘 다 돈으로 사는 것이다. 이 장르의 사치는 보통 돈보다 권한 쪽으로 간다. 사면, 전쟁, 인사. 여기서는 돈에서 멈췄다. 모자라다.
  • 말로 열지 몸으로 열지 않는다. 비틂. 정치 풍자는 말의 장르다. 이 작품은 맨 엉덩이로 연다. 본 사람들 중 여럿이 그 이야기부터 꺼내는 것을 보면, 첫 장면을 그렇게 쓴 값은 받은 셈이다. 그 값이 농담에 보탬이 됐는지는 다른 문제다.
  • 과녁이 있다. 하지 않음. 풍자에는 보통 가리키는 사람이 있다. 이 작품의 대통령은 애리조나 주립대 출신 윌리엄 「빌리」 콜트런이라는 가상 인물이고, 촬영은 2015년 10월에 끝났다. 공개는 2020년 11월이다. 이 단편을 본 사람들이 떠올린 현실의 인물이 있지만, 촬영 시점을 보면 2020년에 그 인물을 겨냥해 만든 것은 아니다. 과녁이 먼저였는지 화살이 먼저였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확인되는 것은 화살이 5년 동안 서랍에 있었다는 사실뿐이다.
  • 벌이나 뒤집기로 끝난다. 하지 않음. 확인한 범위에서 이 단편은 누구를 벌하지도, 상황을 뒤집지도 않는다. 관심 없는 사람이 끝까지 관심이 없고, 그 상태로 끊긴다. 마지막 줄이 없는 농담이다.
  • 한 가지 농담에 3분. 지킴. 스케치 코미디의 길이다. 농담이 하나뿐이라는 것은 길이에 맞다. 다만 하나뿐인 농담이 첫 장면에서 다 나온다는 것이 문제다.
  • 같은 인물로 이어 간다. 지킴. 같은 대통령이 뭔가를 잃어버리는 편이 하나 더 있고, 2020년에는 아프리카에서 옛 사업 동료를 만나는 편이 나왔다. 넷플릭스는 앞의 두 편을 붙여 6분짜리 한 에피소드로 올렸다. 시리즈화는 됐다. 시리즈가 될 만한 인물이었는지는 다른 문제다.
나쁜 대통령: 기름 유출 스틸컷

세어 보니 이렇다. 지킨 여섯은 전부 설정에 속하고, 비튼 둘은 전부 표면에 속하고, 하지 않은 둘은 전부 구조에 속한다. 과녁과 결말. 풍자에서 그 둘을 빼면 남는 것은 상황극이다. 숙취 상태의 사람이 중요한 자리에 앉아 있다는 상황 하나. 그 상황을 3분 동안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고, 거기서 어디로도 가지 않았다. 됐다고 하기엔 모자라고, 안 됐다고 하기엔 애초에 하려던 것이 작다.

나쁜 대통령: 기름 유출 포스터

그래서 이 장르 팬은 체크리스트의 앞 여섯 개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는 재미로 3분을 쓸 수 있다. 공식을 아는 사람에게는 공식이 돌아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값이 나온다. 아닌 사람은 뒤의 넷에서 걸릴 것이다. 왜 저 사람을 벌하지 않느냐, 그래서 누구 이야기냐. 그 질문에 이 단편은 답이 없다. 3분이라 다행이다.

넷플릭스 묶음에서 이 에피소드의 자리는 괴물과 외계인 사이다. 어두운 편들 사이의 입가심으로 읽은 글도 있고, 그 읽기가 맞다면 입가심에 체크리스트를 들이댄 쪽이 과한 것이다. 그래도 세어 봤다. 입가심도 재료는 있다.

(덧) 이 스튜디오는 코미디 단편에 제작사 로고를 따로 만들어 붙였다. 로고까지 따로 만든 농담이다. 그만큼의 공이 본편에도 들어갔는지는 세어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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