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2010
타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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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놓은 손
바다에 관 하나가 떠 있다. 어부가 그것을 건져 올린다. 안에 여자가 죽어 있고, 아기가 살아 있다. 어부의 이름은 스피로스다. 그는 아기를 집으로 가져간다. 아내와 딸이 있는 집이다. 아기 이름은 페르세우스가 된다.
《타이탄》은 그렇게 시작한다. 신들의 이야기라고 들었는데 첫 번째로 일하는 사람은 어부다.
세월이 지난다. 페르세우스는 아버지의 배를 탄다. 그물을 던지고 거둔다. 어릴 때부터 해 온 일은 이것 하나다. 배 위에서 아버지가 신들에 대해 말한다. 「언젠가 누군가는 말해야 할 거다. 이제 그만.」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왕도 사제도 아니다. 그물을 만지는 사람이다.
그날 아르고스의 병사들이 제우스의 석상을 넘어뜨린다. 신에게 전쟁을 알리는 몸짓이다. 하데스가 부리는 날개 달린 것들이 병사들을 덮친다. 하데스는 그 길로 어부의 배를 부순다.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이 물에 들어간다. 페르세우스만 물 위로 나온다.
그는 아르고스 병사들에게 건져진다. 두 번째로 건져진 것이다. 처음에는 어부가, 이번에는 군인이 건졌다.
아르고스 왕궁에서는 신에게 이긴 것을 기념하는 잔치가 열리고 있다. 왕비 카시오페이아가 딸 안드로메다의 아름다움을 신들에 견준다. 하데스가 나타나 왕비를 순식간에 늙게 해서 죽인다. 열흘을 준다. 열흘 뒤 일식이 올 때 공주를 크라켄에게 바치지 않으면 도시를 없애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서 있는 어부의 아들이 제우스의 자식이라고 밝힌다.
페르세우스는 그 말을 듣고도 손이 바뀌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그물 던지던 손으로 서 있다.
왕의 근위대가 길을 떠난다. 대장은 드라코다. 솔론, 유세비오스, 익사스가 따른다. 이오라는 여자가 함께 간다. 늙지 않는 저주를 받았다고 한다. 페르세우스는 병사가 아니다. 칼을 쥐는 법을 모른다. 드라코가 길 위에서 가르친다. 어부의 손이 칼자루를 익힌다. 영화는 이 과정을 길게 보여 주지 않는다. 짧게 보여 주고 다음으로 간다. 나는 그 짧음이 맞다고 본다. 손은 원래 말없이 배운다.
숲에서 칼리보스가 덤빈다. 한때 왕이었고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괴물이 된 자다. 그가 페르세우스를 물고, 쫓겨서 달아난다. 땅에 떨어진 그의 피에서 전갈이 솟는다. 사람 키의 몇 배다. 병사들은 창과 칼로 전갈 다리 사이를 뛰어다닌다. 몸으로 하는 싸움이다. 여기서 반신의 피는 보이지 않는다. 숨 가쁜 사람들만 보인다. 사막의 진 족이 나타나 가세한다. 지도자 술레이만이 일행에 든다.
스틱스의 마녀들에게 답을 들으러 간다. 셋이 눈 하나를 돌려 쓴다. 답은 메두사의 머리다. 지하 세계 가장자리, 메두사의 신전으로 간다. 이오는 신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남자들만 들어간다.
신전 안은 어둡다. 메두사는 상반신이 여자고 하반신이 뱀이다. 소리 없이 다가온다. 솔론이 떨어져 불에 들어간다. 유세비오스와 익사스는 눈이 마주쳐 돌이 된다. 술레이만이 자기 몸을 터뜨려 메두사를 다치게 한다. 드라코가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돌이 된다. 페르세우스는 방패를 뒤집는다. 안쪽이 거울이다. 그는 등을 돌리고 거울로 메두사를 본다. 그리고 목을 벤다.
이 장면에서 그가 쓴 것은 방패의 뒷면이다. 앞면은 막는 데 쓰고 뒷면은 보는 데 썼다. 도구를 뒤집어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은 일하는 사람의 습관이다. 그물로 물고기만 잡는 어부는 없다. 영화가 이것을 의도했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그 손이 그렇게 움직였다.
신전을 나오자 칼리보스가 이오를 뒤에서 찌른다. 페르세우스가 칼리보스를 죽인다. 이오가 죽는다. 그는 혼자 남는다.
말이 날아온다. 검은 말이다. 날개가 있다. 페가수스다. 그는 배를 몰던 사람이다. 배와 말은 다르다. 배는 물이 받치고 말은 제가 간다. 그는 고삐를 쥐고 아르고스로 간다. 일식이 시작되고 크라켄이 바다에서 올라온다. 안드로메다가 제물로 바쳐지려 한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꺼낸다. 크라켄이 그 눈을 본다. 크라켄이 돌이 된다. 돌이 부서져 바다로 떨어진다. 하데스는 지하로 돌려보내진다.
제우스가 아들에게 올림포스로 오라고 한다. 아들은 가지 않는다. 제우스가 이오를 살려 보낸다. 영화는 거기서 끝난다.
열흘이다. 어부의 아들은 열흘 동안 그물 대신 칼과 방패와 고삐를 쥐었다. 손은 쥐는 것을 바꿨고 사람은 바뀌지 않았다. 그가 신이 되지 않은 것을 나는 어부의 일로 읽는다. 어부는 바다를 다스리지 않는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다. 그는 두 번 건져진 사람이다. 건져진 사람은 건지는 쪽에 남는다.
바다에 관 하나가 떠 있었다. 어부가 그것을 건졌다. 영화의 끝에 서 있는 사람은 그 어부가 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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