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6)
사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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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얼굴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152개에 있어요.
아흔 살 노인이 아흔 살 노인의 인생을 읽어 준다. 98분 내내 그 목소리다. 본인은 싫다고 했다. 이런 건 성우를 써야 한다고 했다. 결국 읽었다. 성우 쓸 돈이 없는 줄 알았다고, 나중에 말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오해로 완성됐다. 제작비 걱정 하나가 다큐멘터리의 목소리가 됐다. 다큐멘터리는 원래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찍는 사람 뜻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안 되는 것들이 모여서 한 편이 된다. 「사진의 얼굴」은 1964년부터 한국을 찍어 온 일본 사진가의 다큐멘터리다. 60년, 100번 넘는 방문, …

삔또는 내가 제일 잘 맞췄어. 요즘은 전부 컴퓨터가 자동으로 맞추지만. 아흔의 사진가가 영화 속에서 이렇게 말할 때 나는 웃었다. 그리고 그가 오른쪽 눈에 의안을 끼고 있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 준 뒤로는 같은 말을 웃으며 들을 수 없었다. 어릴 때 잃은 눈이다. 60년 동안 초점을 가장 잘 맞췄다는 사람은 그것을 한쪽 눈으로 해 온 것이다. 이 글은 「사진의 얼굴」에 나오는 물건 하나를 느리게 보려는 글이다. 물건은 카메라다. 정확히 말하면 카메라와, 그 뒤에 붙는 왼쪽 눈이다. 기종을 나는 끝내 알아보지 못했고 알아보려 애쓰지도 …

한 사람이 평생 한 가지만 해 온 모습을 찍을 때 카메라는 그 사람의 손 앞에 서야 하는가, 얼굴 앞에 서야 하는가. 이 질문은 「사진의 얼굴」에서 생긴 것이 아니다. 7년 전 같은 감독이 문경의 도공을 찍은 「불숨」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생겼다. 그 영화의 제목은 불이고 이번 영화의 제목은 얼굴이다. 질문에서 시작하겠다. 같은 감독이 두 번째로 노인 앞에 카메라를 세울 때, 그 카메라는 처음과 같은 자리에 섰는가. 전작 「불숨」은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작품으로 처음 공개된 93분짜리 다큐멘터리다. 경북…

10만 컷 중 1,000컷. 영화에 들어간 사진의 수를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98분 안에 사진 한 장이 평균 6초쯤 머문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사진만 나오는 영화가 아니니 실제로는 그보다 짧게 스치는 것도 많고, 내가 초시계를 들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기사에 적힌 숫자 둘을 나눠 봤을 뿐이다. 6초면 얼굴 하나를 알아보고 잊기에 꼭 맞는 시간이라 하겠다. 「사진의 얼굴」은 1964년부터 60년 넘게 한국을 찍어 온 일본 사진가 한 분의 다큐멘터리다. 올해 아흔이시다. 이런 작품에 민원을 넣는 일이 얼마나 염치없는지는 나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