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6)
극장판 치이카와 : 인어 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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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치이카와 : 인어 섬의 비밀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373개에 있어요.
나는 마스코트가 싫다. 둥근 머리와 큰 눈과 아무 잘못도 없는 얼굴이 싫다. 기관 로비에 세워 둔 전신 인형은 더 싫다. 명함 귀퉁이에 작게 박아 둔 캐릭터는 참을 수 없다. 세상의 모든 마스코트는 같은 일을 한다. 뒤에 선 사람 대신 웃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가 보자. 지역 축제마다 세워 둔 탈인형이 싫다. 은행 창구 유리 안쪽의 손바닥만 한 인형이 싫다. 행사장 입구에서 손을 흔드는 쪽은 더 싫다. 그 손은 하루에 몇천 번을 흔든다. 흔드는 쪽이 누구인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 웃음은 공짜가 아니다. 누가 웃으라고 시켰고, 웃…

극장판 치이카와를 봤다. 아흔아홉 분이다. 전체 관람가고, 자막이 다 오른 뒤에 한 장면이 더 붙어 있다. 보는 동안 별생각이 없었다. 작고 둥근 것들이 전단지 한 장을 보고 섬에 간다. 가서 먹고, 싸우고, 비밀을 알고, 돌아온다. 끝. 중간에 상황을 정리해 주는 인물이 거의 없다. 하지만 그래서 편했다. 원작은 삼 년 전쯤 연재된 섬 이야기라고 한다. 원작자가 각본을 직접 썼다. 평소 일 분짜리 짧은 걸 그리던 사람이 아흔아홉 분을 쓴 거다. 그래서인지 장면이 뚝뚝 끊긴다. 끊기는 게 싫지는 않았다. 전단지 문구를 좀 오래 봤다…

먼저 밝혀 두자면 나는 비밀을 못 지킨다. 누가 말하지 말라고 하면 그날 밤을 못 넘긴다. 입이 가벼운 게 아니라 속이 좁은 거다. 알고만 있으면 체하는 체질이라서 그렇다. 아무튼 이 영화를 봤다. 작고 둥근 것들이 전단지 한 장 보고 섬으로 간다. 간단한 토벌 몇 번에 보수 백 배라고 적혀 있다. 그 말에 넘어가서 배를 탄다. 가는 길에 주인공은 뱃멀미를 하고, 섬 사람 둘이 탄산음료를 건네준다. 그 한 병으로 친구가 된다. 시작이 그렇게 순하다. 섬은 잔치로 맞아 준다. 포장마차가 깔리고 주민들이 노래를 부른다. 근데 섬에서는 …

고백하건대 나는 계약서를 끝까지 읽지 않는 인물들을 몹시 좋아한다. 도장을 먼저 찍고 조항은 나중에 읽는 쪽, 큰 숫자에 눈이 멀어 작은 글씨를 건너뛰는 쪽 말이다. 그런 인물이 나오는 이야기는 예외 없이 값을 치르게 되어 있고, 나는 그 값을 치르는 대목을 보려고 자리에 앉는 사람이다. 치러야 할 값이 비쌀수록 좋고, 치르는 쪽이 둥글고 작을수록 더 좋다. 이 영화는 그 계산서를 아흔아홉 분에 걸쳐 아주 느긋하게 내민다. 계약은 이르게 체결된다. 종이 한 장이 날아와 토끼의 얼굴에 들러붙고, 거기에는 간단한 토벌 몇 번에 품삯을 …

전단 한 장이 토끼의 얼굴에 붙어 있었다. 전단에는 섬으로 오라고 적혀 있었다. 간단한 토벌 몇 번에 품삯을 백 배로 쳐준다고 했다. 섬에서만 나는 먹을 것을 거저 준다고도 했다. 글씨는 크고 말은 달았다. 작은 것과 가르마 난 것이 그 전단을 읽었다. 둘이 배를 탔다. 토끼가 따라 탔다. 스승도 함께 갔다. 바다가 길었다. 작은 것은 뱃멀미를 했다. 섬의 두 사람이 탄산음료를 건넸다. 작은 것이 그것을 받아 마셨다. 그 한 병으로 셋이 가까워졌다. 나는 멀미를 가라앉히는 음료 한 병으로 사람이 가까워지는 일을 오래 보아 왔다. 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