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5)
웨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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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폰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101개에 있어요.
각본 하나를 두고 큰 회사 넷이 붙었고, 하루 만에 끝났다고 한다. 3년 전 전작에서 이야기를 셋으로 끊어 관객의 발밑을 빼 버린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나는 그 기사를 읽고 기대를 걸었다. 기대는 내 책임이다. 영화의 책임은 그다음부터다. 기대 설정이 먼저 왔다. 수요일 새벽 2시 17분, 한 반 아이 열일곱이 각자 집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어둠으로 달려간다. 남은 아이는 하나. 이 설정은 한 문장으로 끝나는데 한 문장으로 끝나는 설정이 제일 무섭다. 덧붙일 말이 없기 때문이다. 전작이 두 번째였다. 그 영화는 이야기를 세 토막…

교실 칠판에 기생충 이야기가 적혀 있다. 다른 장면에서는 기생충 다큐멘터리가 틀어져 있다. 나는 그 칠판을 보고 생각했다. 아, 이 영화는 끝에 가서 저걸 써먹겠구나. 틀렸다. 칠판은 미끼였다. 범인은 기생충이 아니라 빨간 가발을 쓴 할머니였고, 나는 속은 쪽이었다. 속은 건 괜찮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내가 호러에서 질색하는 것부터 적는다. 끝에 가서 괴물의 원리를 설명서처럼 읊어 주는 결말. 아무 상관없는 쪽으로 관객을 끌고 가는 가짜 단서. 어둠 속에서 얼굴을 불쑥 들이미는 놀래킴. 아이의 목소리로 여는 내레이션. 두 시간 조…

한 아이가 가게에서 통조림을 고릅니다. 처음에는 따개가 필요한 것을 사 와서 끙끙댑니다. 얼마 뒤부터는 뚜껑에 고리가 달린 것만 집어 옵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그 장면이 제일 오래 남았어요. 무서운 장면은 따로 많은데, 마음에 남은 건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통조림 고르는 요령을 익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알렉스예요. 어느 새벽 2시 17분, 같은 반 아이 열일곱 명이 집을 뛰쳐나가 돌아오지 않았을 때 교실에 혼자 남아 있던 아이입니다. 어른들은 이 아이에게 한 가지를 묻습니다. 왜 너만 남았니. 저는 다른 것을 …

새벽 2시 17분. 한 반 아이 열일곱 명이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뛰어나간다. 돌아오지 않는다. 교실에 남은 아이는 하나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목소리도 아이다. 어른들이 그렇게 말했다는 식으로. 나는 그 시간에 깨어 있는 날이 많다. 뛰어나가 본 적은 없다. 냉장고까지는 간다. 아이들은 팔을 양옆으로 벌리고 달린다. 비행기 놀이를 하는 자세다. 초인종 카메라에 그 모습이 찍혀 있다. 무서운 건 속도가 아니라 자세다. 아무도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은 뒤를 안 본다. 나는 늘 뒤를 본다. 어디로 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