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026)
사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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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온다 드라마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181개에 있어요.
질문에서 시작하겠다. 어떤 이야기가 한 사람의 여덟 해를 건너뛰기로 했을 때, 건너뛴 그 여덟 해는 어디로 가는가. 없어지는가, 아니면 화면 밖에 남아 이쪽을 보고 있는가. 다시 묻겠다. 보여 주지 않기로 한 것은 보여 주지 않았으므로 없는 것인가, 아니면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무거워지는 것인가. 나는 이 질문을 주말 저녁 여덟 시에 나가는 쉰 회짜리 드라마 앞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라고 적고 나니 그 문장 안에 얕보는 마음이 들어 있는 것이 보인다. 그 마음부터 거두고 시작하겠다. 묻고 나면 답이 줄어드는 질문…

여자는 반찬가게에서 일한다. 가게는 길가에 있다. 여자는 통에 반찬을 담는다. 뚜껑을 덮는다. 저울에 올린다. 값을 적어 붙인다. 여자의 나이는 서른셋이다. 집이 기울었을 때 대학을 접었다.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했다. 아이가 하나 있다. 아이는 여자가 혼자 키웠다. 사내는 식당을 한다. 이탈리아 음식을 낸다. 주방이 있고 불이 있다. 사내는 팔 년 전에 여자와 헤어졌다. 사내는 팔 년 뒤에 여자를 다시 찾아왔다. 두 사람이 하는 일은 둘 다 먹을 것을 만드는 일이다. 한쪽은 접시에 담는다. 한쪽은 통에 담는다. 접시는 그 자리에서 …

고백하건대 나는 거절당하는 장면을 몹시 좋아한다. 받아들여지는 장면은 길어야 삼십 초면 끝나지만, 거절은 두 사람이 서로의 품위를 지켜 주면서도 끝내 물러서지 않아야 하는 까닭에 공이 훨씬 많이 든다. 쓰는 쪽에는 고역이고 보는 쪽에는 호사다. 그래서 거절 장면이 잘 빠진 작품을 만나면 나는 그 대목을 두 번 돌려 보는 버릇이 있다. 이 드라마는 제목에서부터 관객과 계약을 맺는다. 사랑이 온다고 했지 사랑을 데리러 간다고 하지 않았다. 이쪽에서 애쓰지 않아도 저쪽에서 걸어온다는 약속이다.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 여덟 시라는 자리 역시…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과 식구가 되겠다는 말을 자주 한자리에 놓는다. 두 말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두 말이 떠맡는 것의 크기는 같지 않다. 앞의 말은 내 마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알리는 말이고, 뒤의 말은 상대의 살림과 빚과 아픈 사람까지 내 쪽으로 옮겨 오겠다는 말이다. 고백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약속은 혼자서는 지킬 수 없다. 둘은 다르다. 주말 저녁 여덟 시에 나가는 이야기가 이 구분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면, 나는 오래 회의적인 쪽이었다. 그 자리의 드라마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쓰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가진 오너 셰프 김무진(하석진)과 반찬가게에서 일하는 한규림(안희연)이 팔 년 만에 다시 만납니다. 팔 년 전 두 사람은 연인이었고, 규림이 말없이 사라졌어요. 규림에게는 한결이라는 아이가 있고, 집에는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아버지 한석중(류승수)과 동생들이 있습니다. 무진은 그 팔 년이 무엇이었는지 모르는 채로 다시 다가갑니다. KBS 2TV 주말드라마고 2026년 7월 25일에 시작했습니다. 연출은 홍석구, 극본은 이경희입니다. 원작 없는 창작이고 예정된 분량은 쉰 회 안팎이에요.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 여덟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