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4)
쿠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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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115개에 있어요.
질문에서 시작하겠다. 한 사람의 몸을 남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총도 밧줄도 아니다. 이 감독이 만든 장편 두 편에서 답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목소리 하나,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고 마는 귀. 「쿠쿠」를 보고 나서 나는 이 감독의 첫 장편이 궁금해졌다. 먼저 밝혀 둔다. 나는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아래에 적는 전작 이야기는 리뷰와 인터뷰로 확인한 것만이고, 확인하지 못한 것은 비워 두었다. 보지 않은 영화를 본 것처럼 쓰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전작 「루스」는 2018년 2월 베를린 영화제에서 처음 …

왜 이 가족은 유리집에 사는 걸까? 「쿠쿠」를 보고 나서 제일 오래 남은 질문이 이것이었다. 무서운 장면은 따로 있는데, 머리에 남은 것은 벽이 유리인 집이다. 사정을 먼저 적는다. 열일곱 그레첸은 엄마를 잃고 아빠 루이스, 새엄마 베스, 말을 하지 않는 이복동생 알마와 함께 미국에서 독일 바바리아의 산속 리조트 알프샤텐으로 온다. 아빠와 새엄마는 건축가다. 리조트 주인 쾨니그가 짓는 새 건물을 설계하러 왔다. 가족에게는 리조트 안의 집이 주어지고 그레첸에게는 프런트 일이 주어진다. 이 영화의 공간은 크게 셋이다. 가족이 사는 유리…

나는 사람 많은 곳에서 헤드폰을 쓴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다. 말을 걸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내 헤드폰은 재생 장치가 아니라 문패에 가깝다. 「부재중」이라고 써 둔 문패.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문패를 다시 보게 됐다. 영화에서 헤드폰은 세 번 쓰이고, 세 번 모두 주인에게 득이 된다. 그런데 네 번째에는 헤드폰 대신 손이 온다. 그 손 이야기까지 가려면 헤드폰의 이력부터 적어야 한다. 사정을 짧게 적는다. 열일곱 그레첸은 엄마를 잃고 아빠와 새엄마, 말을 하지 않는 어린 이복동생 알마와 독일 알프스의 리조트로 온다.…

밤 열 시. 리조트 프런트에는 통금이 있다. 주인 쾨니그가 야간 근무 중인 그레첸에게 전화를 걸어 말한다. 열 시가 지나면 혼자 있지 말라고. 그레첸은 듣지 않는다. 자전거를 끌고 나간다. 그레첸은 열일곱이다. 엄마가 죽었다. 아빠 루이스와 새엄마 베스, 말을 하지 못하는 이복동생 알마를 따라 미국에서 독일 바바리아 알프스의 리조트로 왔다. 이름은 알프샤텐이다. 오는 길에 가족은 승용차에 탔고 그레첸은 이삿짐 트럭 조수석에 탔다. 아빠와 새엄마는 건축가다. 쾨니그가 짓는 새 건물을 설계하는 일로 왔다. 그레첸에게는 일이 없었다. 쾨…

자동응답기 얘기부터 해야겠다. 이 영화는 알프스 리조트에서 토하는 손님들과 후드 쓴 여자와 시간이 몇 초씩 되감기는 공포 영화인데, 내가 가장 오래 붙들린 장면은 소리를 지르는 쪽이 아니라 전화기를 든 쪽이었다. 그레첸이 죽은 엄마의 자동응답기에 음성 메시지를 남긴다. 받을 사람이 없는 번호에, 받을 사람이 없다는 걸 알면서 전화를 건다. 녹음된 목소리를 들으려고. 그 장면 줄거리부터 중계한다. 열일곱 살 그레첸은 엄마를 잃고 미국에서 독일 바바리아 알프스로 온다. 아빠와 새엄마, 그리고 말을 하지 못하는 이복동생 알마와 함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