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6)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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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영화을 끝까지 보고 나서 차분히 정리한 글이에요. 복선·연출·배우 얘기는 여기에, 짧은 반응과 감정 칩은 작품 페이지의 댓글 148개에 있어요.
잭 씨께. 이 글은 2016년 영화에 나오는 분께 부치는 글입니다. 이 영화를 본 분들은 대개 브리짓 씨 이야기를 하고, 그다음에 마크 씨 이야기를 합니다. 잭 씨 이야기는 끝에 가서 「그분도 참 좋은 분이었지」 한마디로 끝나는 일이 많아요. 저는 그 한마디가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좋은 분이었다는 말은 그분을 다 안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저는 잭 씨를 다 알지 못하겠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씁니다. 먼저 건네고 싶은 말이 있어요. 잭 씨는 이 영화에서 끝까지 물러나는 쪽을 맡으셨습니다. 그 자리가 편한 자리가 아니라는 걸 저는 압…

8퍼센트.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것은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화면에 뜬 이 숫자다. 사정은 이렇다. 마흔셋의 브리짓은 음악 축제에서 만난 미국인 잭과 하룻밤을, 한 주 뒤 세례식에서 만난 옛 연인 마크와 하룻밤을 보내고 임신한다. 잭은 짝을 찾아 주는 사이트를 만들어 큰돈을 번 사람이고, 그 사이트는 두 사람의 궁합을 백분율로 내놓는다. 잭이 브리짓에게 말한 둘의 궁합은 97퍼센트다. 영화 뒤쪽에서 마크가 그 사이트에 자기와 브리짓의 이름을 넣어 보는데, 거기서 나오는 숫자가 8이다. 마크는 그 숫자를 받아 들고, 흔…

나는 민원이라는 것을 두어 번 넣어 본 사람이다. 집 앞 가로등 하나가 밤마다 깜빡이기에 관청 누리집에 공손한 글을 올렸더니 열흘 뒤에 「검토 후 조치 예정」이라는 답이 왔다. 가로등은 그 뒤로도 깜빡였다. 그 일로 배운 것은, 민원이란 고쳐 달라고 넣는 게 아니라 내가 봤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넣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오늘은 2016년에 나온 영화 한 편을 두고 민원 네 건을 정중히 접수해 보려 한다. 접수처는 없다. 아무튼. 먼저 사건 개요. 마흔셋 생일을 혼자 맞은 뉴스쇼 PD 브리짓 존스 씨가 음악 축제에서 미국…

열다섯 해다. 첫 편이 2001년 봄에 나왔고 이 영화가 2016년 가을에 나왔으니, 브리짓은 서른둘에서 마흔셋이 되었고 보는 쪽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 두 편을 같은 사람이 연출했다. 그 사이에 한 편이 더 있지만 이 글에서는 첫 편과 세 번째 편만 나란히 놓는다. 두 영화가 같은 문제를 받아 들고 다르게 풀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다. 한 여자 앞에 남자가 둘 있다. 먼저 첫 편을 확인해 둔다. 2001년 영국 영화, 상영 시간은 한 시간 반을 조금 넘고, 국내에는 그해 9월에 걸렸다. 서른둘의 브리짓이 새해에 일기를 쓰기 …

빨래 개면서 봤다. 양말 짝 맞추는 동안 브리짓이 마흔셋이 됐고, 수건 접는 동안 애 아빠 후보가 둘이 됐다. 그 둘이 다 멀쩡한 사람이라는 게 이 영화의 전부다. 구간별로 적는다. 컵케이크, 그리고 장례식 혼자 사는 집, 컵케이크 하나에 초 하나. 슬픈 노래를 틀어 놓고 따라 부르다가 노래를 바꾸고, 와인 잔 든 채로 침대 위에서 뛴다. 마흔셋 생일을 혼자 보내는 사람의 자세로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바로 옛 애인의 추도식이다. 비행기 사고라는데 시신이 없어서 관은 비어 있고 사진만 웃고 있다. 브리짓이 추도사를 하다가…
